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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좀 들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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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톡톡이 댓글 0건 조회 4,407회 작성일 07-07-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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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6살 아직은 공부 중인 학생이랍니다.

제가 주기적으로 조금 많이 우울해 지는 편인데요.. 뭐 생리적인 이유도 있는 것 같고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다른 면에 원인이 있는 것 같아서요.

저는 장녀인데 화목한 가정이기는 했지만 제가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 부터 많이 하는 편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잘 보살펴 주셨지만 순수하신 모습에 오히려 제가 돌봐드려야 한다고 생각했구요. 아버지랑은 많이 친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많이 의지하는 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내려주신 결정이라면 든든하다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그렇게 동생들에게는 엄마노릇(전반적으로는 모르겠지만 학습에 관한 것이라든지 친구관계에 관한 내용 등등..)을 하면서 제 자신을 누가 돌보아 줬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자리잡게 된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남자친구를 사귀었었는데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그 친구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제 모든 정신을 한 곳에 집중했던 거의 유일한 기간이었다고 할 수 있죠. 그 친구 때문에 울기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그 친구에게서도 나에게 의지하려는 부분을 발견하고..(사실 아주 많이 남에게 의지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답니다.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난다더니 그랬나봐요.) 또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랑은 헤어진지 1년 정도 되었는데 헤어지고 4~5번 정도 만났던 것 같아요. 물론 만나는 동안 감정도 별로 없었어요. 오히려 더 멀어지는 느낌이었죠.

그렇게 해서 지금 26살.. 나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책도 많이 읽어 보고 심리검사, 성격검사 같은 것도 받아보고 했는데.. 아직 잘 모르겠네요..

근데 문제는 제가 화가 난다거나 우울하다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절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 빼고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는 거에요. 앞으로 배우자도 만나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고 한데 사실 이런 상태에서 만나면 결과가 안좋다는 것은 뻔하잖아요. 그래서 먼저 나 자신이 바로 서야(성숙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바라는 관심은 막 세세하게 챙겨주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마음으로 (단, 나를 보호해 줄 힘이 있는 사람이)절대적인 지지와 관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안정감이 필요하다고나 할까요. 사실 그것 때문에 신앙을 가지게 된 것도 없지 않은 것 같기는 한데.. 이렇게 마음이 유약하다보니 신앙을 굳게 세우는 것도 힘이 듭니다(자꾸 사람에게 의지하고 안정감을 얻고 싶어해요).

한편, 이런 기분이 심해지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아무것도 안하고 생각만 하고 싶기도 한데 대학생 때 한 번 시도해 본 경험도 있었어요. 근데 요즘들어 또 그렇게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오래도록 저한테 익숙해져버린 제 모습.. 그렇지만 저한테 이제는 장애물이 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8:56 공개상담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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