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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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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댓글 0건 조회 5,373회 작성일 13-01-1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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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2년이 되었고, 8개월 딸이 있습니다.

부부가 싸움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더구나 몇십년을 다른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가지고 살았던 성인들이고,
함께 산 지 얼마 안되었으니 지금이 한 창 전쟁을 치르는 시기라는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싸운다는것은 솔직 서로 똑같으니까 싸우는 거겠죠..?
누구하나라도  감싸안고, 이해하고 포옹한다면 이렇게 지긋지긋하게 싸우진 않을 것 같습니다.
바라기만 하니까요. 이렇게 저렇게 나에게 해주길...

싸우는 것은 정상이고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저와 그사람은.. 의견 충돌이 있고 어김없이 그 사람의 이 말이 종지부를 찍습니다.
그럼 각자 살아, 제가 그러죠.. 어떻게 각자사냐고, 왜 못사냐고 합니다.
같은 공간에서 너는 너 나는 나 살자는 이야기죠. 이렇게 싸우고 나면 그 사람은 혼자 라면을 끓여먹고 티비를 보며
즐겁다는 듯 지냅니다. 처음에 저는 분노에 끓었는데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저도 맞불을 놓았습니다.
혼자 밥을 해먹었고, 빨래 바구니에 빨래도 제것만 했습니다. 각방을 쓰구요. 그랬더니 저의 인격을 탓하더군요.
같은 공간에서 혼자 사는 놀이를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투명인간인 거지요.
처음에는 미칠것 같았구요, 맞불을 놓았을 땐 샘통이었습니다. 그리고 몇주가 지난 지금 저는 죽을 것 같습니다.
이건 사는게 아니니까요. 이혼하자는 말, 각자 살자는 말 죽도록 싫다고 다시는 하지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김없이 나오네요. 그리고 각자 살자는 말이 자기는 나름의 뜻이 있다네요. 그 뜻이 도대체 무엇인지..
상식적으로 각자 살자는것은 너는 너 나는 나대로 살자는것으로 해석되는게 아닐까요?

어제 그 사람에게 협의 이혼서와 편지를 남겼습니다.
불과 몇주전 또 이혼하자는 말에 몇십번을 되물었을때 확고히 이혼하자는 당신이 은근슬쩍 또 넘어가며
몇일 안되서 각자 살자는 그 말에 대해 내가 행동으로 옮긴다고요.
나는 처음에는 이혼이 겁이나고 막막했지만 이렇게 서로 괴롭고 지겹게 서로를 상채기내며 살아가느니
극한 상황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말을 내가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요.
그러면서도 한켠에서 지우지 못한 두려움때문에... 변명을 했습니다.그리고 그 사람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나는 5:5다 이혼을 해도 상관없고, 개선을 위한다면 상담을 받아보겠다. 당신의 선택만 남았다구요.
저도 참 비겁하지요. 그냥 부부상담 받아보자 하면 될 것을 그 잘난 자존심 지켜보겠다고 너때문이다라는 식으로 나가다가
저런 제안을 했습니다.. 아마도 그 사람은 협의 이혼서를 작성해 올겁니다. 그런데 왜 여기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불안한 마음이겠지요..

솔직히 이렇게 강경하게 나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지난 목요일 술이 떡이 되서 들어온 그 사람 손에 결혼 반지가 빼져있었습니다.
만취한 그 사람의 옷을 갈아입히는데 그 사람이 그러더군요. 꺼지라고 너같은 년하고 살기 싫다고요.
만취한 상태에서 두 번째 듣는 말입니다. 처음엔 사실을 말하고 사과를 받았는데요.
이번엔 말하지 않았습니다. 진실같아서요. 그 사람이 맞다고 그게 사실이라고 말할거 같아서요.
그래서 이런 결정을 하고 행동을 했습니다. 저도 불쌍하고 그 사람도 불쌍하지만..사랑스러운 딸아이가 불쌍합니다..
저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글을 올렸다기 보다는.. 제 심경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 이렇게 넉두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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