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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4,354회 작성일 08-10-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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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32살의 남성입니다. 집사람 그리고 2살 된 딸과 함께 행복하게 오순도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남에게 쉽사리 얘기하지 못하는 가슴 아픈 가족사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환갑이 다 되어 가시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27살 된 여동생(전 집사람 그리고 딸과 함께 분가하여 따로 살고 있습니다)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성격이 불 같으셔서 욱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수도 없이 구타를 하였으며 저 또한 많은 구타를 당했습니다. 늘 이유는 상대방이 전혀 납득을 하기 어려운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로 말입니다. 태어나서 아버지한테 맞으면서 내가 왜 맞고 있는지 이유를 알았던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웃고 있다가도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돌변해서 가족들을 구타하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아버지가 약물이나 알코올중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약물은 물론이거니와 술도 거의 안 드십니다. 그냥 맨 정신에 말도 안 되는 자신만의 이유를 거론하며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어릴 때는 이유를 잘 알지 못 하였으나, 자라면서 조금 이해는 갔습니다. 아버지는 어릴 적(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생 나이일 겁니다) 친모(제 친할머니)가 친부(제 친할아버지)와의 불화로 집을 나가시고 새어머니(계모)와 사셨습니다. 아버지의 새어머니와 친부 사이에는 몇몇 배다른 동생들이 있습니다. 새어머니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으레 볼 수 있듯이 제 아버지를 많이 학대하셨다고 합니다. 한 번은 자기 말을 잘 안 듣는다며 그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어린 애(아마도 9~10살 정도로 추정됨)를, 동네 순경을 시켜서 수갑을 채우고 경찰서로 끌고 갔다고 합니다. 너 말 안 들으면 감옥에 넣을 거라고 겁을 주면서.. 단지 자기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요즘 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신문 1면에 날만한 큰 사건이었지만 수 십 년 전에는 벌어질 수도 있었던 일인 듯 합니다. 얼마 전에 제 어머니한테 들었던 바로는, 제 아버지는 그 충격을 평생 잊지 못 하신다고 합니다. 동네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던 어린 소년을 갑자기 계모와 순경이 나타나서, 수갑을 채우고 경찰서로 끌고 갔으니, 그 공포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거라 짐작됩니다. 또한, 아버지의 계모는 남자 관계가 꽤나 복잡한 사람이었다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는 할아버지가 안 계실 때 계모가 다른 남자들과 놀아나는 충격적인 장면도 많이 목격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계모 밑에서 온갖 학대를 받던 아버지가, 열 몇 살 이 되던 때(10대초중반이셨을 때)에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댈 대상이었던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고아가 되셨습니다. 그 악랄한 계모가 우리 아버지를 돌봐줄 리는 만무했겠죠. 그때부터 학교도 다니지 못 하시고 홀로 서울로 올라오신 아버지는 평생을 고생하시면서 열심히 사셨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사랑 받지 못하고, 관심 받지 못했던 불우했던 과거가 결국 아버지의 인격형성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전 사실 친자식이지만, 어린 시절 아무 이유 없이 제 어머니가 구타당하고 제가 구타당할 때, 아버지를 제 손으로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두 번 해봤던 것이 아닙니다. 동네에서 우리 집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부부싸움(말이 부부싸움이지 사실 아버지의 일방적인 폭언과 폭력뿐이었습니다)이 많았으며, 성냥에 불을 붙여 집에다가 불을 지르겠다고 한 적(동네 사람들이 밤에 시끄러우니까 나와서 구경하는데, 어린 나이에 저는 또래들 앞에서 늘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도 있었습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습니다. 제가 9살 때로 기억하는데, 아버지가 어느 날 저를 데리고 동대문에 가셔서 야구방망이와 글러브 야구공을 사주셨습니다. 얼마 후에 동네 공터에서 아버지와 야구를 했습니다. 날라오는 공을 단지 잘 못 받는다는 이유로, 9살 먹은 아들인 저를, 그 수 십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욕을 하고 때리고, 엎드려 뻗치게 해서 야구방망이로 때렸습니다. 늘 상 그런 식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기분이 좋다가도 갑자기 이해 할 수도 없는 이유로 사람이 돌변하시면서, 정신병자처럼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십니다. 심지어 아버지의 장인장모(저에게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죠) 앞에서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폭언까지 하셨을 정도죠. 전 어린 시절 이런 아버지와 같이 있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단 1분도 같은 공간에 있는 거 조차 싫었습니다(물론 지금은 나이 드신 아버지를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예전처럼 그런 증오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전 제 어린 시절을 가끔 제 집사람에게 들려주며 이런 말을 합니다. “내 어린 시절의 환경은 내가 커서 살인범, 강도 범죄자가 될 환경이었다. 다행히도 나는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올바르게 자란 거다’라고.. 여기까지는 제 아버지 얘기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제 아버지보다 더 걱정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제 여동생입니다.

저에게는 올해 27살 된 여동생이 있습니다. 제 딸이 올해 2살인데, 지금 제 딸의 모습을 제 여동생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정말 놀랍게도 닮았더군요. 제 딸 만큼 예쁘고 귀여운 제 여동생의 어린 시절 모습을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납니다. 제가 12살이 되던 해(제 여동생이 7살 되던 해) 아버지는 가난을 이기고자 어머니와 함께 일본으로 돈을 벌러 가셨습니다. 우리까지 데려가기에는 일본의 비싼 물가가 감당이 안 되어, 두 분만 돈을 벌러 가시고, 우린 이모(우리 어머니 바로 밑 동생)에게 맡기시고..

처음에는 어린 마음에 무서운 제 아버지(사흘이 멀다 하고 저랑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둘렀던)가 외국으로 가서 몇 년 있을 거라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모부와 이모는 우리를 맡은지 얼마 지나지 않고부터 저와 제 여동생을 심하게 학대했습니다. 제 아버지가 어린 시절 계모한테 학대 받은 것처럼 그 아버지의 자식인 저희 또한 친부모가 아닌 타인에게 똑 같은 학대를 받았습니다. 이모부는 구둣발로 저를 걷어차기도 하였으며, 한 번은 저를 강제로 때리고 끌고 이발소로 가서 제 머리를 스님처럼 빡빡 밀었습니다(농담이 아니라 셋 째 이모부는 대머리인데, 유난히도 머리카락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던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비행학생이나 불량학생도 아니었습니다. 전 늘 반에서 2~3등 하거나 못 해도 10등 안에 들었던 학생입니다.
이모는 제 여동생과 저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폭력만 따지자면 이모부보다는 덜 했지만, 심적인 폭력.. 즉 폭언이나 말.. 여러 가지 행동으로 보여준 학대는 구둣발로 우리를 걷어찬 이모부 보다 더 했습니다. 물론 부모님에게는 한마디도 말 하지 못하게 단단히 협박을 하면서.. “설마 니네 엄마 친형제인 이모가 그러겠니?”라고 안 당해본 사람들은 말하곤 합니다. 외국에 돈 벌러 가신 고생하고 계시는 부모님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 하고, 아무에게도 하소연 하지 못 하고 그렇게 이모부와 이모로부터 또 다른 학대를 7년간 받아가며 살았었습니다.(그렇게 싫은 애들을 니네 이모부부가 왜 7년이나 맡고 키웠냐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바로 돈 때문입니다. 이모는 지능적으로 수많은 명목으로 우리부모님의 돈을 채갔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영어, 수학 학원을 다닌다며 과목당 20만원 총 40만원을 우리 부모님에게 매달 송금 받아내면서.. 실제로 저는 학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겨울에 제 가죽자켓을 사줬다고 우리 부모님에게 돈을 타가고, 그 역시 자기들이 꿀꺽 하는 식이죠. 그런 식으로 7년간 생활비와 각 종 있지도 않은 명목으로 수 천만원의 돈을 꿀꺽 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저희 가족과 그 때부터 서로 상종을 하지 않습니다).

이모부부에게 막 우리를 맡겨놓고 부모님이 일본에 갔었을 때 제 여동생을 불과 7살이었습니다. 한창 부모 앞에서 재롱부리고 애교부릴 나이였던 어린 제 여동생이 처음에는 밤에 자면서 잠결에 울곤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엄마가 그리워 잠결에 울었던 것입니다. 이모는 그런 제 여동생을.. 이제 7살 밖에 안 된 자기 조카를.. 재수 없게 왜 우냐고 두들겨 패곤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7년을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학대를 받아왔습니다.

제 여동생은 인격이 형성 되어야 할, 사랑 받고 자라야 할 어린 시절(7살 때), 너무 오랜 시간 동안(7살 때부터 14살까지) 부모와 동떨어져 학대를 받고 관심과 사랑은 전혀 받지 못하며 살아와서 그런지, 지금 27살이나 되었지만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지 못 합니다. 부모는 물론이거니와 친 오빠인 제 말도 모든지 부정적으로 삐딱하게 받아들입니다. 제 여동생은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아서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었습니다. 남들처럼 오전에 출근하고 오후에 퇴근하는 그런 제대로 된 사회 생활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사회생활기피, 대인기피, 부정적인 심리 같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인격장애나 심각한 우울증이 염려 될 정도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제 여동생을 더 이상은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울러 어린 시절의 분노가 가슴 속에 박혀있는 제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면서 평생을 힘겹게 살아오셨던 어머니, 그리고 저, 우리 가족 모두 가슴에 쌓인 울분과 분노를 풀고 남은 인생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발 도와주세요.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8:56 공개상담에서 복사 됨]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4:03:07 전체상담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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