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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환경에서 비롯된 저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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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지나 댓글 0건 조회 4,550회 작성일 09-02-2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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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 26살이 되는 여자입니다.
지금부터 굉장히, 아주 긴 이야기를 쓸 생각입니다. 제가 어릴때 부터 여태까지의 상황을 모두 쓸거거든요.
부디 읽고 저의 가족 상황과 지금 저의 상태가 개선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저는 어머니, 아버지, 세살 많은 언니, 일곱살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굉장히 옛날부터 문제가 많았습니다. - 이건 저의 주관적 생각 입니다. 저는 다른 가정에서 자라본 적이 없기 때문에 비교할 대상이 없습니다. 제가 저희 집에 불만이 많아서 문제가 많다고 느끼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다른 가정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저희집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 그게 문제의 발단입니다.

 최근에는 제가 직장을 그만 두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공공연한 비밀 처럼 다들 알고는 있지만 덮어두고 살았던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어머니와 저의 갈등입니다.
제가 못된 아이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감정기복도 심하고 사람을 대할 때 이중적인 면도 강하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필연적 배경들이 요즘에는 너무 억울하게 떠올라서 가만히 있다가도 화가나서 자해를 하곤 합니다. 얼굴을 주먹으로 치거나 거칠게 주변의 물건을 모두 흐트러 버리는 그런 행동이요.
 어머니와 저는 성격이 비슷해서 그런지 더욱 마찰이 심하고 결국 성격 독특하신 아버지까지 개입이 되서 결말이 안좋게 끝납니다. –아버지는 97년 환란때 대기업을 그만두시고 이런 저런 사업 하시다가 지금은 아파트 관리소를 전전하시고 계십니다. 뭔가 굉장히 특이하시고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알콜 중독 초기이십니다. 집에 계실 땐 항상 술을 드시거든요. 맨정신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밖에서 기분 안좋은일 있을때는 술 많이 취해서 집에 와서 행패도 많이 부리셨습니다. -

 언니와 남동생은 저와 달리 어머니가 잔소리를 하시면 그냥 속으로 삭히고 맙니다. - 저희 어머니께서 잔소리가 심하고 신경질 적이신건 객관적 사실입니다. 저희 가족들 모두 인정한 사실이구요. – 언니는 대학 졸업 후 2년동안 놀다가 학습지 선생님을 하고 있습니다. 남동생은 꿈없이 획일화된 전형적인 대한민국 10대 청소년 이구요.-

 일단, 제가 어릴때로 돌아가 보자면, 제가 유치원 다닐때도 저희 부모님은 불행해 보이셨습니다.
물론 좋은 기억도 있지만 싸우셨던 기억이 더 많습니다. 어머니가 굉장히 예민하시고 무서우셨어요.
아들을 못 낳는다고 시댁에서 구박을 많이 받아서 우울해 하셨고요...
그리고 어머니 말씀으로는 결혼한지 3일 후 아버지가 이혼 하자는 말씀을 하셨데요.
어머니 아버지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셔서 친가에 갔을때 두분을 반겨주시는 분이 한분도 안계시고 다들 외출중이었던게 어머니와 외갓댁에는 굉장히 충격이었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시는데, 아버지 입장에서는 또 입장이 다르니까요. 아무튼 결혼 하자마자 삐그덕 거리며 시작한건 맞는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자존심이 굉장히 강한 분이십니다. 명문 여고를 졸업하셨다는걸 자랑으로 생각하시고 4년제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당시에 여자는 시집을 잘가는걸 최고로 여겨서 그냥 2년제에 갔다고 말씀하곤 하십니다. 그리고 성격이 까탈스러우세요. 개념도 좀 특이하게 가지고 계시구요. 시아버지에게 전화 와서 저희 아버지가 통화해보라고 수화기 건네주시면 통화하기 싫다면서 없다고 하라고 짜증내시는게 저희 어머니 이십니다.

 그리고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 남동생이 태어났어요. 큰아버지께 아들이 없어서 제 남동생이 장남이 된겁니다. 교육자셨던 할아버지께서 굉장히 기뻐하셨습니다. 그런데 남동생 이름을 지을때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교회를 신실하게 다니셨는데, 어머니가 교회(지금으로 말하자면 사이비 교회 입니다. 92년에 휴거 한다는 내용의 교회를 다녔어요.) 목사가 지어준 이름이라며 성경책에 나오는 이름으로 아버지 몰래 신고를 했습니다. 친할아버지는 제 남동생이 장남이니까 돌림자로 이미 이름을 지어 놓으신 상태인데 어머니가 독단적으로 그렇게 사이비 교회에서 받은 이름으로 출생 신고를 해 버리셨던 거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 없고 개념 없는 어머니의 행동이지만 그 당시 저는 어렸고 어머니에게 그 일로 인해 폭력을 행사 하시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고 아버지를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학년때, 저의 어머니는 위에 말씀 드린 사이비 교회에 심취 하셨고 교회에서 시키는 대로 저와 저의 언니를 학교에 안보내셨습니다. 저는 그당시 철이 없었고 바보같아서 학교 안간다는 사실을 마냥 좋아했습니다. 어머니 따라 언니와 매일 교회에 갔고 아버지는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셨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저녁 저의 학교에서 집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받았는데, 그 뒤로는 말씀 안드려도 알겠죠. 아버지께서는 아마 피가 거꾸로 도는 기분이셨을 겁니다. 두 딸이 이민 간다는 명목으로 학교를 안나간지 한달이 넘도록 아버지는 모르셨단걸 알게되셨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또 개념없는 어머니의 행동이 먼저 잘못된 거지만, 어쨌든 아버지는 그날 저와 저희 언니에게 굉장한 폭력을 행사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원래 그러신 분이 정말 아니에요. 저랑 언니를 그렇게 무자비하게 때린일은 없었죠. 뭔가 기준에 어긋나느 잘못 했을때만 지정된 회초리로 손바닥 때린게 다였던 아버지인데 그날은 미친사람처럼 밤새 저랑 언니의 따귀를 때리셨어요. 저와 언니는 엉엉 울면서 빌면서 잘못했다고 그랬죠.. 잘못한게 없는데도요. 지옥 같은 그 상황에 저희 어머니는 아버지를 말리시지도 않고 마루에서 제 동생을 안고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는 저희가 미웠던게 아니라 어머니가 미우셨던 거겠죠... 그만큼 저희를 때리신 거구요.
 아무튼 저와 저희 언니는 그 뒤로 한달 정도는 얼굴 양쪽에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버지 손바닥에도 멍이 들었었구요. 그 후 어머니 아버지는 매일 밤마다 전쟁처럼 깨고 부시고 싸우셨고 저와 언니, 기어다니던 제 동생은 굉장히 불안한 상태로 장기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휴거는 안됐고 저와 언니는 학교로 복귀 했습니다. 그래도 정말 철이 없어서 아무것도 몰라서 또 곧잘 친구들과 잘 어울렸던것 같습니다. 좀 특이한 면이 많이 있었지만요.

 그리고 나서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을 결심하시고 친가에도 말씀 드리고 그랬는데, 마음이 약한 아버지는 결국 이혼도 못하시고.. 그냥 어머니와 같이 사시더군요. 할아버지께서 노발대발 하셨거든요. 이혼은 안된다고. –할아버지는 굉장히 권위적이시고 압박 받으시며 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은 성장 하셨습니다. 할아버지 말은 다 들으시죠 아버지께서는.- 그 뒤로는 무난하게 잘 지냈습니다. 물론 작은 문제도 크게 다투시는 두분은 정말 무서웠지만요. 더 좋은 동네로 이사도 가고 동생도 귀엽게 잘 크고 언니랑 저도 사이 좋게 잘 지냈습니다. 단 하나, 어머니께서는 그 와중에도 저와 언니, 동생을 데리고 사이비 교회를 계속 다니셨습니다. 교회라기 보다는 그냥 일반 가정집에서 하는 예배였어요. 제 나이 또래의 언니오빠들도 많았고요. 아버지는 교회 가는거 정말 당연히 너무 싫어하셔서 일요일마다, 그 7년 정도 일요일마다 저희를 붙들고 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트러블도 잦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강한 고집을 아버지는 못꺽으셨어요.

 두번째 문제는 여기에서 생깁니다. 아버지가 회사 그만 두시고 할아버지께서 유산을 미리 상속해 주시겠다며 큰 돈을 아버지께 주셨는데 어머니가 그중 많은 부분을 교회에 가져다 주신거에요. 그당시에는 그 교회도 웃기게도 많이 갈라지고 사람들 사이에 불신 싹터 있었는데 그 중 정말 수준 낮은 어떤 아저씨가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일러바친 겁니다. 저는 그때 고3이었고 언니는 대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남동생은 그때 안좋았던 기억으로 몸이 굉장히 아팠고 저는 공부고 뭐고 제대로 못하고 그랬습니다. 아버지는 정말 치를 떠시며 또 집에서 폭력을 행사하셨어요. 아버지가 폭력 행사하셨던건 모두 아버지가 나약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가 굳은 사람이었다면 아무리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도 어머니의 이야기도 들어보셨겠죠. 그리고 다른 최고의 방법을 찾았을 겁니다. 아버지에게 고자질한 남자는 한눈에 봐도 수준 낮은 사람이었고 실제로도 그러합니다.
아무튼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매일 압박을 주셨고 어머니는 못견디시고 집을 나가셨어요. 저희 삼남매는 어머니가 집을 나가셨던날 굉장히 울었습니다. 다음날 눈은 팅팅 부어서 지각을 했고 그 뒤로도 그런 일이 많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나가신 후 이제라도 가정을 잘 꾸려야 겠다고 생각 하시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시려고 애쓰셨습니다. 담배도 끊고 술도 줄이시고요.
하지만 한달뒤 어머니는 다시 집으로 오셨고 아버지는 또 노발대발 하셨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집에 있어야 한다고 아버지에게 울면서 매달렸습니다. 그 뒤로도 그렇게 몇 개월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 됬구요.
그때 차라리 어머니를 집에 안들여 놓았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의 신경 과민은 그 뒤로 더 심해졌거든요. 생각해보면 저는 어머니 없는 아이가 되는게 싫었던 거지 저희 어머니가 보고싶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뒤로 어머니께서는 교회의 몇분들과만 연락을 하시고 집에만 주로 계셨습니다.

 저는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대학교에 합격했고 신입생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집의 상황을 보니, 이제 돌이킬수 없게 되어버렸단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은 이미 너무 많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왕래가 없으십니다. 각방 쓰신건 제가 고2때정도 부터이고 어머니가 집을 나갔다 들어오신 후로는 더욱 남남입니다. – 어머니는 그 한달간 사이비 교회의 목사(그분은 여자분이십니다. 제가 어릴 때 옆 라인에 살던 분인데 그분이 사이비 교회 목사이긴 하지만 인간적으로 괜찮으신 분인건 맞습니다. 다만 다른 차원의 세계를 믿고 계신게 큰 흠이죠. 그리고 저희 집이 이렇게 되도록 무책임 하셨던것도요. 사이비 교회의 규모가 작았거든요. 한 가정이 이렇게 된건 그 분이 제 동생에게 그런 이름을 주었던것부터 시작해서 저희 집에서 나가는 돈을 받았던게 문제입니다. 그분이랑 저희 어머니는 아직 왕래는 하십니다.)의 집에 있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문란하신 분은 아닙니다 분명.-
언니는 집안 사정이 안좋아서 3학년 휴학 상태였고 언니 친구들이 자기들을 위해서 시간 할애하고 돈 쓸 때 언니는 그 흔한 어학연수 한번 못다녀 오고 동생들 뒷바라지 하면서 4학년을 맞은겁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소박맞은 여자가 집에 다시 들어온 콤플렉스가 생기신듯 이전보다 잔소리가 더욱 심해져 있었습니다. 자기가 이 집에 있기 위한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 인지 더욱 자잘한거에 신경을 많으 쓰셨습니다. 집청소가 대표적인 예인데 단 하루도 조용히 넘어가는 때가 없습니다. 아무리 깨끗이 치워놨어도 꼬투리를 꼭 잡으시니까요. 자기가 없으면 이 집이 이모양이다, 그러니 내가 이 집에 있는건 옳은 일이다, 라고 가족 모두에게 굉장히 강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뒤로 어머니와 저는 굉장히 부딪혔습니다.
 저는 좋은감정이던 화가 나는 감정이던 모두 표현을 해서 분출하는 편이고 언니와 남동생은 좋던 싫던 무덤덤 하거든요. 저는 어머니가 하는 행동이 이해가 안가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모두 말해서 어머니에게 당신의 행동이 틀리단걸 이해시키려 했습니다. 어머니는 화가 나시면 개념없이 마구 때리시는데 그래서 대학교때 까지, 지금까지도 맞습니다. 그렇게 계속 부딪힌거죠.

 아무튼 저는 대학교때 이렇다하게 한게 없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의욕을 잃으셔서 사회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고 계셨고 저는 집이 이모양이니 저 스스로가 잘되어야 뭐라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대학을 계속 다녔습니다 불가능한 상황인데도요. 과외로 대학을 졸업했죠 거의. 그리고 또 어이 없었던 건 어머니께서 제가 1학년 마치고 휴학을 하라고 하셨던 겁니다. 저는 정말 계획에 없던 일인데 어머니는 집에 돈이 없으니 돈을 벌라면서 강제로 휴학을 시키셨고 외삼촌의 회사에 들어가게 했습니다. 삼촌 회사에 사람이 더 필요한것도 아니었고 저는 미운눈살 받으며 회사 다니다가 4개월 정도 후에 잘렸습니다. 삼촌이 미안하다고 하셨지만 그간 저를 굉장히 눈엣 가시처럼 생각 하셨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월급이 외삼촌 회사에서 나오는데 하는일 없는 조카가 월급 받아 가는건 조카를 자기가 책임지는거나 마찬가지니까요.
 그 뒤로 저는 졸업 후까지 계속 과외로 돈을 벌었고 그런 상황에서 뭔가 저를 위해 투자한다는건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언니는 졸업 후 2년 동안 파트타임 임시직을 전전하다가 결국 학습지 교사를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언니와 저를 많이 차별하시기도 하는데 언니의 무덤덤한 성격이 어머니 보시기엔 안타깝고 또 자기를 더 잘 이해해 주니까 언니를 더 이뻐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머니를 이해하기 보다는 왜 저럴까, 생각하고 화를 더 많이 내니까요.
 아무튼 저희 언니는 2년 백수생활 할때도 어머니가 별말씀 안하셨는데 제가 지난 몇주 백수로 집에 있는걸 못참으시더군요. 늦잠자는것 까지도요. 솔직히 제가 느끼기엔 언니의 모습이 더 답답합니다. 그런 언니에게는 자기말을 잘 듣는다는 이유로 잘해주고요. 어머니는 언니에게 속는것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어리석어 보입니다 어머니도.
 언니는 거의 삶을 포기한 사람입니다. 언니 친구들은 벌써 시집 가거나 회사를 다녀도 대리급 인데 언닌 아니죠. 그런데도 무슨 정신인지 매주말마다 집에 없고 놀러다닙니다. 자기 처지가 안됐다고 바꿔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천을 못합니다. 알람은 7시에 울리지만 일어나는건 11시 입니다 매일. –직장이 직장인지라 늦잠이 가능하죠.- 새로운 시험을 보겠다고 등록은 해놨지만 공부는 한 1주일 하고 안합니다. 2년간 백수일 때 카드로 생활했는데 그 카드값을 다 값느라 1년 넘게 돈을 하나도 못모았다고 합니다. 언니가 싫은 소리 못하고 사람을 잘 이해해주고 재미있어서 좋아하고 제가 집에서 제일 잘 따르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언니를 보고있으면 정말 저 스스로도 낙담이 됩니다. 결국 저런 언니, 이런 가족을 둔 볼품 없는 인간이 나구나- 그런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태 정상적인 연애를 한번도 못해봤습니다. 사귀는 사람이 생기면 집안 이야기도 어느정도 공유를 해야 할텐데 저의 가족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알게 된다는건 정말 목메달고 죽는 것 보다 싫습니다. 저희 아버지와 언니의 직장을 말하기도 싫고, 그 사람이 집에 손님으로 오게되는 상황도 정말 상상하기 싫어요. 집은 좁고 담배냄새에 쩔어있거든요. 제 가족 상황이 중요하지 않은 유부남을 사귄게 연애라면 연애의 전부입니다. 아무튼 저에게 정상적인 이성과의 정상적인 관계는 불가능 합니다. 
저는 집의 상황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대학때부터 저 스스로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기에 여러모로 노력했고 저희 집의 상황에 비해서는 나은 모습인 것 같습니다. 만나는 친구들의 백그라운드도 모두 중상류층이고 제 급여상황이나 씀씀이가 객관적 증거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막연히 생각할 저의 집 수준과 실제 집안 수준은 극과 극을 달립니다. 실제로 잠시 만났던 사람이 언니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고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고, 본인의 아버지 직장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때는 저희 가족에 대해서도 막연히 물을까봐 급하게 다른화제를 꺼내곤 했습니다. 당연히 사귀지는 않았구요. 누군가를 만날 때 사귄다는 전제는 항상 없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때 사귄다는 전제는 없고, 제가 볼 때 저보다 훨씬 못난 사람일때는 그나마 마음 편하게 지냅니다. 저희 집 상황을 이야기 하고도 관계의 균형이 상대쪽으로 기울지 않을 정도의 사람을 만납니다. 상처 받기 싫어서이죠.
 제가 이렇게 성장하게 된게 저희 집의 환경 때문인데, 이걸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약을 먹어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면 약이라도 먹고싶습니다. 하지만 없겠죠 그런 약은.

 아무튼 그렇게 졸업후 운좋게 입사한 회사를 얼마전에 그만 두었고, 집에 이틀 있었는데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싫은소리를 하시더군요. 뻔뻔하게 집에 있냐고, 어디든 나가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밖에 나가서 뭘 하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집에 있는 존재감 자체가 싫단 말씀이셨습니다. 오늘도 제가 늦게 들어오면서 저녁을 안먹고 들어왔다는 이유로 어머니는 짜증을 내셨고 저는 그냥 저녁 안먹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어머니는 그걸로 또 듣기싫단 뜻이냐며 신경질을 내셨고 저는 그냥 방에 있었습니다. 그후 아버지는 저를 불러서 어머니의 저런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듣기 싫으니 나가서 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 들으라고 하신 말씀이지만 저는 알겠다고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신다는 돈이 250만원 입니다. 250만원으로 어떻게 나가 살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집이 미래를 위해 저축하며 사는 처지가 아니란걸 감안하면 불가능한 돈입니다.

 아무튼 아버지가 그 돈을 주시면 집을 나가서 외국으로 가서 살 생각입니다. 집이랑은 연을 끊으려구요.
적어도 제가 바라는 저의 모습이 되어서 집의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 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집에 다시 연락을 할 생각입니다. 동생을 유학보내고 언니를 시집 보낼 수 있는 돈을 벌수 있는 정도가 되면, 집에 돌아올 생각입니다.

 저의 full 가족사를 말로 표현하거나 글로 쓴 건 이게 처음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조금씩 빼거나 거짓으로 말했습니다 여태. 제가 그런 사람인게 너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정상적인 연애를 못하고, 어머니 아버지를 미워하고, 타인에게 저의 이야기를 백프로
솔직하게 전하지 못하는것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건가요? 자존감이 낮은게 회복될수 있는
것 일까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가족과 연을 끊고 지내는게 저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작년에 2개월 정도 가족과 떨어져 살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집안 생각이 조금도 나지 않았고 너무 편했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또 너무 답답해 졌구요. 제가 근본도 모르는 호로자식인건가요? 부모님이 납득 되지 않아도 부모란 이유로 모두 참아야 한다는게 옳은거라고 생각하지 않는게 호로자식인건가요?

 저도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미래도 계획하고요. 하지만 이 상황이라면 더이상 어렵단걸 너무 느꼈습니다. 도와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8:56 공개상담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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