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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어떻게하면 제가 나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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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호춘 댓글 0건 조회 4,896회 작성일 10-02-0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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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편안하고 자유스러운 이성과의 만남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싶은데 이성을 만나는 것이 왠지 두렵고, 불안하고,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고는 홀로 외롭게 살아가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하고 슬퍼하고 계십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님의 어려움은 과거와 연결되어있어서 현재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에 사는 게 아니라, 힘들었던 과거에 매어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과거를 해결하고 현재에 살 수 있을까요?
걸림돌은 몸은 36세인데, 마음은 3-9세에 묶여있다는 것입니다.
님이 ‘나는 희생자이다’ 라고 생각하는 한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런 생각에 젖어있으면 나도 모르게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상황이나 다른 사람이 변하기를 바라게 된다는 뜻이죠.
님의 과제는 본인이 스스로 문제해결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

님은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습니까?
오랫동안 분노에 쌓여서 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자기 자신을 마음속으로 용서하는 것입니다.
용서하라는 것은 그동안 소홀히 한 나 자신을 '너 고생 많았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챙기고 돌보라는 것입니다.
분노가 빠져나간 자리가 사랑으로 채워진다면 이성도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 스스로를 용서하실 수 있습니까?

님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실 수 있습니까?
이 말은 아버지도 성숙하지 못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라고 그냥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사실 그대로 인정하고, 물론 싫지만 그냥 그랬다 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더 이상 과거에 대해서 반사적으로 반응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님이 자유로웠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로운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희생자가 되면 어렵습니다.
자유로우려면 현재에 살지 못하는 것을, 현재에 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성인이 된 지금, 상황이나 타인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자기 자신은 변화되어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혼자서 하기에 힘이 드시면 가까운 상담소를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님은 이미 변화의 길을 걷고 계십니다. 자신의 내면을 자각하셨고, 변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고,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6세인 미혼여성입니다.
>제가 느끼는 저의 문제는
>저에게 심각한 이성 기피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나이 31세에
>처음으로 연애를 해보았으나
>그것도 겨우 6개월만에 끝났기 때문에
>제 인생에서 남자와 교재한 기간은 6개월이 전부입니다.
>(가볍게 데이트한 경험도 전무합니다)
>
>제가 저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끼게 된 것은
>몇 달전 어머니께서 선을 보라고 하셨는데
>싫다고 격.렬.하.게. 반응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저 자신도 무척 놀라게 되었고
>그 날 밤 울면서 제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누군가가 소개팅을 하라거나
>선을 보라고 하면
>싫다는 생각부터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은
>스무살때나 서른살때나 서릇다섯살때에도
>똑같다는 것을 알고 무척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
>그 날 전 제자신을 돌아보면서
>왜 이렇게 선보는게 싫을까?
>그냥 재미로 한번 만나볼수도 있는 건데
>왜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하는 걸까?
>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아픈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
>어린시절 아버지께서는 거의 매일 술을 드셨었고
>술을 드시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여서
>저희 집은 늘 불안과 공포로 가득했었습니다.
>제가 9살때 
>자다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엄마가 울면서
>조금있다가 (가까운곳에 살고 계시는) 친할머니를 불러오라고
>하시면서 제 앞에서 약을 드셨습니다.
>
>아빠는 오전 일찍 출근하신 상태였고
>어린 남동생은 옆에서 자고 있었으며
>저는 엄마가 죽는다는 극도의 공포감에 사로잡혀
>어찌할줄을 모르고 아무말도 못하고 울다가
>약먹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말렸어야 하는데 무척 소극적이었던 저는
>아무말도 못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울기만 하다가
>밖으로 뛰어가 친할머니를 모시고 왔습니다.
>잠시후 대학병원에서 응급차가 와서
>엄마는 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다행히 목숨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저는 한동안
>엄마가 거실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계셔도
>혹시 죽은게 아닐까 걱정하면서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
>두번째 기억은
>비슷한 시기인 7-8세쯤으로 기억되는데
>그날도 아빠는 술에 취해 계셨고
>어느순간 엄마를 목졸라서 죽이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엄마는 숨이 넘어갈듯 고통스러워하셨으나
>저와 어린 남동생은 이날도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면서 울기만 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 사시는 분들이 오셔서 아빠를 말리셨고
>엄마는 며칠동안 앓아누워 계시다가 회복하셨습니다.
>
>세번째 기억은
>제가 3살때 남동생은 갓난아기였고
>포대기에 쌓여서 이불에 뉘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술취한 아빠가 무척 화가나서 남동생을 이불째 들어서
>하수도에 빠뜨린다고 소리치며 던지려고 하였습니다.
>그때의 어린 저는 너무 무서웠고
>애기를 던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소리치며 울기만 했었습니다.
>무척 어릴때 기억이지만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
>제 기억속에 가장 크게 남아있는 아픈 상처인데
>혹시 이런 기억들 때문에 남자를 만나는게 어려운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참. 아버지는 10년전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
>이렇게 불안하고 늘 우울한 어린시절에
>엄마는 제게 결혼해서 후회한다는 말을 많이 하셨고
>저는 아빠같은 사람 만나 맘고생하느니
>차라리 혼자사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한 반복되는 생각으로
>저의 잠재의식에 남자를 거부하는 마음이 드는건 아닐까요.
>
>저의 심리적인 심각성을 느낀 이후로
>저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여러가지로 노력하고 있지만
>상처가 오래된 만큼 치유의 시간도 길어질것 같다는 생각에
>이러다가 오래도록 혼자사는건 아닌지
>요즘들어 많이 슬프고 눈물이 많이 납니다.
>
>저는 꼭 치유받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습니다.
>아니 그 전에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연애도 해보고
>남자들과의 만남을 편안하게 느껴보고 싶습니다.
>어딘가에 동호회나 모임에 가게 된다면
>왜 아직 남자친구 없냐고 하면서
>사람들이 소개시켜주려고 하는 상황들이
>아직도 많이 불편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우선은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연애도 결혼도 가능할것 같은데
>주위 사람들이 (특히 엄마께서)
>어서 결혼하라는 상황들이 몹시 힘듭니다.
>
>서른 여섯.
>저도 치유 받을 수 있겠죠?
>아무에게도 이런 이야기들을 한 적이 없어서
>용기내어 글을 남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도 드네요.
>
>선생님
>제게 어떤 조언이라도 좋으니
>꼭 좀 희망의 말씀을 전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한 삶을 꿈꾸며..
>
>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8:56 공개상담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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