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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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영애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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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앤지 댓글 0건 조회 3,973회 작성일 02-09-15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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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 써야 할 것 같지만, 그냥 안부인사만 드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쓰는 것 같아서 상담실 게시판에 올립니다. <br />
하지만 그동안 안녕하셨죠? 보고 싶었어요. 왕눈이 선생님..<br />
선생님, 미루어 짐작하듯이 저는 아직도 별거중에 있습니다. 여름강좌이후로도 많이 생각해보고 그를 귀찮게 했던 저의 전화나 행동을 그만두었습니다. 남편이 원하는 이혼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저를 둘러싼 이 상황이 동전의 양면처럼 행복과 불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항상 불안했지만, 겉으론 침착해졌죠. 동요되지 않고 일관되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서로에게 좋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을거라 결론을 내렸고 한 두달 아무 소식없이 지내보았습니다. 직장일도 꾸준히 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한달에 두번정도 목소리나 문자메시지를 남기자고 마음먹구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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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4개월이 지난...8월 초에 속이 타들어가도록 답답해진 양가 아버님과 저희 둘이 만나는 자리에서 저는 한달만이라도 같이 살아보고 서로 함께 달라진 점을 별거동안 노력한 것을 보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했지만, 그는 완강하게 '너같은 여자와는 더 이상 살필요가 없다.'는 말에 오히려 저희 친정아버지 자존심마저도 무너지셨어요. 정말 딸자식으로서 더이상 부모님이 다치지 않게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죠. 위자료 오백만원을 받고 합의의혼하기로 했었었죠. 그런데 그가 위자료를 빼줄 수 있는 전세집이 팔리지를 않고 있네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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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의 어느날 남편의 생일이 다가오자, 그래도 남편이 너무 보고싶어 졌습니다. 여느때처럼 김밥이라도 싸들고 가고 싶었어요. 그가 좋아하는 체리주빌레 아이스크림 케익을 사들고 남편이 지내고 있는 고시원 근처 공원에서 다섯시간이 넘게 기다렸습니다. 그가 있는 장소는 지인들이나 친구들에게는 전혀 묻지 않고 그저 시간나는대로 있을 법한 장소를 조금씩 알아보았습니다. 은둔해 있는 그 사람의 장소를 알게되어 슬프고 기쁘고 만감이 교차했어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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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그렇게 좁은 공간에서 별거 이후 계속 살았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마음이 상했습니다. 남편은 저를 받아들이지 않고 혐오하여 머리를 한대 때리기도 하더군요. 너무 놀랐지만 한대는 맞아주지만 두대는 못맞는다는 결심을 하고 있는데...그는 도망치듯 사라졌고, 저는 남편이 있는 그 고시원방에서 남편에게 편지라도 남기려고 종이를 꺼내다가 어떤 연애감정이 있는 시를 발견하고 복잡한 생각에 빠졌습니다. 그에게 필요한 사람이 나일까 아님 다른 사람이 있는 걸까..남편은 극구 부인했었던 사실인데...정말 창피합니다. 이 난잡한 이야기를 쓰는 것도...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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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다른 여자가 있더군요. 회사 동료이고 친구처럼 이야기 하는 그런 여자가 있다는 말을 남편에게 직접 들었습니다. 그 여자는 저보다 훨씬 더 자신을 이해해주는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동안 그렇게 저를 거부하고 스팸메일처리, 은둔, 욕설, 집압류 협박등...이 다 그 자신이 직장도 없이, 그리고 법적으로 유부남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도 마음놓고 못 만나는 모든 것이 다 저때문에 라는 피해의식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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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편은 저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혼을 해주지 않는 여자, 그래서 정신병자같은 여자, 이혼을 해준댔다 안해준댔다해서 자신은 정신병자라도 될 것 같다면서 그 여자와 헤어지기 위해선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며 소송이라도 할 것이다...자신과 상관없이 제가 나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남편은 친구를 통해 그 홈페이지의 내용을 제가 알도록 하게 했습니다. 마치 익명성을 가장한 공개적인 힐난의 그 홈페이지를 보면서, 내가 아는 세계가 항상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씁쓸하고 처참한 기분을 맛보았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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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꿈에서 깬거죠. 그가 생각하는 저는 그 사람의 새로운 사랑과 삶을 위해서 축출되어야 할 사람이었지 사랑받는 아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저도 지금 남편이 마음에 두고 있는 그 여자분처럼 예전엔 그의 다정한 친구였는데, 지금은 남편이 '너같은 년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되었어' 그런 원망의 대상이 되었어요. 차라리 친구로 지낼 것을....<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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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사람과 살아봐봐...아마 또 넌 그 여자분을 원망하게 될 껄....<br />
무슨 드라마같은 이야기가 제 이야기가 될 줄은 여섯달전에는 몰랐습니다. 너무 사랑해서 결혼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그는 이젠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 결혼한 것처럼 장모탓을 하고, 이혼 날짜와 시간도 시여동생에게 전하면 자신이 시간을 내줄 것이며...더이상 음성을 남겨도 지워버리겠다고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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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제가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할지, 왜 그렇게 원망을 하는지 풀어주고 싶은 마음이 많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요. 그래도 선생님 연구소에서 많이 제 자신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하고 나름대로 관계개선을 위해서 조금 아주 조금 배운 탓에 남편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그 사람의 진심을 바로 볼려고 그에게나 저에게나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어요. <br />
정말 저로서는 정말 필요한 토론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래도 며칠 영양실조와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좀 받았어요. 인생을 알아가고 있어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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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알고보니 저를 사랑해주고 제가 사랑할 사람은 조금 더 제가 준비된 후에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별거 초에, 이혼에 대한 강요가 너무 심해서 동요되고 직장에 나갈 수 없이 퉁퉁 붓도록 울던 그 숱한 날들과 언제 신혼집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해서 제가 쫒겨날지도 모른다는 협박에 그 배신감에 착잡했던 죽고싶던 그런 감정들...너무 심한 강요에 오히려 죄책감같은 감정들도 들었었는데, 이젠 그게 진정한 사랑이나 즐거운 인생살아가는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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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행복해질 수 있고 그도 편안해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지혜를 얻으러 일본여행을 갑니다. 브라질 친구 앤지가 있는 일본의 동경근처 두어시간 떨어진 한적한 대학가로 갑니다. 월드컵때처럼 행복해서 생기는 에너지가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좋은 결말을 내겠지요. ^^ <br />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7:07 공개상담(이전)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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