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온라인상담 

Re: 죽고싶은건지 살고싶은건지 모르겠습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전홍자상담원 댓글 0건 조회 3,805회 작성일 03-10-15 22:16

본문

이 글을 읽으면서 참 답답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당신의 모습이 그려지는군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이 고통만 밀려 올 때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동경하게 되지요. 그러나 그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 또한 우리는 알고 있지요. 왜냐하면 힘들게 산을 넘으면 비록 최고의 집은 아니지만 나를 기다려 주는 조금은 초라하지만 따뜻한 우리의 안식처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당신은 지금 산의 정상에 거의 도달해 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내려가는 것은 올라가는 것에 비해 꽤나 쉽고 시간도 훨씬 덜 걸리겠지요. <br />
저의 경험으로 인생의 힘든 시기를 넘기고 나니 그때 누군가가 이 고통은 꼭 끝나게 되어 있다고 말해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기에 이런 말을 먼저 드립니다.<br />
<br />
우선 어렵지만 파혼의 결단을 내리실 수 있었던 당신 내면의 힘에 박수를 보냅니다. 남자친구는 못하는 것을 당신은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얼마나 견디기 힘든 줄을 알면서도 그런 결단을 내리신 것은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지만 강한 내면의 힘이 있다는 것이지요. 지금 외로움, 상실감, 그리고 죄책감까지 정말 혼란스럽고 아무것도 할 수없을 것 같은 엄청난 무력감에 빠져 있으시겠지만 당신의 내면은 벌써 당신을 위해 일을 시작하고 있음을 보시기 바랍니다.<br />
 <br />
4년간의 괴로운 만남의 시간들에서 특히 4번의 중절 수술을 하면서 왜 남자친구만 원망 했는지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자신이 자신의 몸을 돌볼 수 없는 절대적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남편이 있든 애인이 있든 자신을 돌볼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요. 우리의 내면에는 누구나 연약한 아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아이를 잘 보살필 의무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지요. 이제 당신에게 남은 단 하나의 의무는 겉으로 보이는 당신의 체면이 아니라 내면의 그 아이를 돌보아 주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아픔조차도 뒤로 미루십시요. 다른 사람의 시선은 더욱 물거품일 뿐입니다. 그 사람들은 당신의 문제를 5분도 계속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각자 자신의 문제만 해도 벅차기 때문이지요. 죽어야 할지 살아야 할지 알 수 있는 길은 당신 내면의 그 아이가 무어라고 하는지 들어 보는 것입니다. 조용히 앉아 그 아이가 무어라고 호소하고 있는지 들어보세요. 사실 벌써부터 당신에게 울면서 끝없이 호소하고 있었건만 당신은 매정하게도 들어주지를 않았습니다. 이제 고요한 가운데 모든 에너지를 모아 귀 기울여 보세요.<br />
무엇을 해보고 싶다고 하는지, 무엇이 먹고 싶다고 하는지, 누구를 만나고 싶어 하는지, 새옷이 입고 싶다고 하는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나 해주고 또 들어보고 또 하나 해주고 또 들어보고 정성을 다 해서 조금씩 조금씩 키워 보세요. 진정한 웃음이 당신얼굴에 떠 오를 것입니다. 누구에 의해 휘둘러지는 그런 기쁨이 아닙니다. 그동안 당신은 남의 손에 나의 행, 불행을 맡겨놓고 살았습니다. 그건 바람앞의 촛불이었음을 이제 아시겠나요? 그리고 상대도 그것을 감당한다는 것은 불안과 고통, 그리고 좌절만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일인 것입니다.  <br />
<br />
그리고 당신은 지금 실패의 인생을 살았다고 느끼시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인생에 사실 실패는 없답니다. 오른손을 올리라고 했는데 왼손을 들었다고 실패입니까? 아 틀렸구나 하고 포기한다면 실패이지만 다시 오른손을 들면 그 뿐인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다시 해 볼 수가 있습니다. 또 실수해서 왼손을 들었다해도 그때 다시 오른손을 들면 되는 것이 인생입니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한 인생은 우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br />
과거 자체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만 과거로 부터 받는 영향은 내가 선택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십시요. <br />
<br />
그리고 지금부터 당신을 조금이라도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소홀히 했음을 인식하시고 그분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 보시기를 바랍니다. 새로움은 벌써 시작되었습니다.<br />
<br />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7:07 공개상담(이전)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4:03:07 전체상담에서 이동 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2022 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