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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행복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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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임 상담원 댓글 0건 조회 3,743회 작성일 04-05-1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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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님,<br />
지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묻고 계시군요. 푹- 쉬고 싶은 심정과 그래도 뭔가를 붙잡고 다시 활기를 찾고 싶은 님의 두 모습을 읽을 수 있습니다. 체념하고 포기하고 싶으면서도 자녀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님의 마음이 전해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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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성격이 불같은 남편과 무례하게 대하는 시댁식구들과 부딛치면서 많이 힘들어 하셨군요. 남편에게 느끼는 배신감과 분노, 그리고 남편이 변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굳어지면서 그 동안 참고 노력했던 것들이 의미를 잃게 되고,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하고 계시군요. 희망이 없을 때,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느낄 때, 삶의 의미를 잃게 될 때, 포기하고 싶고 우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면증, 감기몸살 등 님의 몸은 님에게 이제는 자신을 돌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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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마음을 다해 노력한 것에 대해 누구에게 인정받기를 바라고 있나요? 남편이나 시댁이 인정해주기를 바라고 있나요?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은 남편이나 시댁이 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인정해 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님이 자신을 소중하고 여기고, 자신을 위로하고 인정해 줄 수 있습니까? 그리고 아이들의 눈이 말해주는 신뢰와 인정을 읽을 수 있습니까? 아이들이 친엄마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님을 신뢰하고 잘 따르는 관계를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친자식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거울같이 맑은 아이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처럼 이 사랑을 자신에게도 보내시기 바랍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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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시댁, 그리고 자녀들을 위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소진하면서, 정작 님은 자신을 돌보는 일은 소홀히 하신 것 같습니다. 자신을 돌보는 일은 어느 누구가 아닌 님 자신입니다. 행복의 기준도 다른 사람이 아닌 님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님에게 기쁨을 주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십시오. 남편에게 기대하기가 어렵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계획하셨던 의사소통훈련을 시작하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저희 연구소에서는 "사티어 의사소통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꼭 참여할 것을 권유드립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님이 자신이 가진 힘과 자신의 소중함을 발견하면, 남편과의 관계에서 새롭게 대처할 여유와 가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님은 적극적이고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에게도 따뜻한 마음으로 여유를 허락하십시오. 용기를 내시기 바랍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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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wrote:<br />
> 안녕하세요? <br />
> 저는 얼마전 까지만 해도 씩씩하게 살아왔습니다.<br />
> 늘 발걸음이 가벼웠고, 생기발랄하였습니다.<br />
> 하지만 요즘들어 모든것에 의욕을 잃고, 무기력해지며<br />
> 삶이 고달프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주 우울해집니다.<br />
> 요즘 주위사람들로부터 표정이 어둡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br />
> 사실, 저는 제 표정이 그렇게 어두웠는지는 몰랐었고, <br />
> 사람들로부터 그런말을 듣고서야 내 표정이 어둡다는 것을 알았습니다.<br />
> 오늘도, 나이 많이드신 분으로부터 사람들 많은데서 <br />
> 왜그렇게 표정이 어두우냐고 건드리면 울것같다고, 항상 웃고다녀야<br />
> 복도 들어오는 법이라고 면박을 들었습니다. 좀 창피했습니다.<br />
> 그자리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아마도 제 표정이 그렇게 어두운이유가<br />
> 가족문제에 있다는 것을 아마 모를것입니다. <br />
> 남편 흉, 시집식구 흉도 한두번이지<br />
> 이제는 시시콜콜 남들 앞에서 그런얘기 한다는 것도 <br />
> 진부하게 느껴집니다.<br />
> 재혼해서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편의 아이 둘을 키우며<br />
> 즉흥적이고 돌발적이고 직선적이며 다혈질적이고 불같은 성격의 남편과<br />
> 정면으로 부딪히며 사는데다가,똑 같은 성격의 시댁식구들과의 마찰,<br />
> 시집식구들의 앞뒤생각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데서  오는 상처등으로인해<br />
> 저의 마음이 많이 황폐해지고,<br />
> 그런 시집식구들과 한패가 되어 나를 코너로 몰아부치는 남편에 대한<br />
> 배신감과 분노등이 가슴에 쌓여있습니다.<br />
> 남편을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br />
>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지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br />
> 한편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꿈꾸는 것 같아 그냥 체념도 해보고...<br />
> 그런 생각이 반복되다보니<br />
> 왠지 자포자기 되는 심정이고,<br />
> 마음이 이렇다보니 표정에 그것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br />
> <br />
> 요즘들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br />
> 몸살감기가 낳은지 보름밖에 안되었는데, 또 몸살감기가 걸렸습니다.<br />
> 고열과 온몸이 쑤시고,목도 아프고, 기력이 없고, 밥맛도 없고.....<br />
> 남편이 하는 가게에, 일주일에 두번정도 <br />
> 남편을 쉬게 하려고 제가 대신 나가곤하는데<br />
> 가게에만 갖다오면 병이 납니다. 힘이들어서이지요.<br />
> 그 전부터 밤에 잠을 잘 못자곤 했었는데,<br />
> 집안일(빨래, 청소, 밥-남편도시락,아이들공부,학원등챙기기), 성당일, 가게<br />
> 등 바쁜하루 일정은 빡빡하게 돌아가는데 잠은 제대로 못자고, <br />
> 고민하며 분노하고 남편과 부딪히고<br />
> 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었나봅니다.<br />
> <br />
> 재혼하기 전, 혼자서 여유롭게 살던 시간들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br />
> 좀 외롭기는 했어도 들들 볶는 사람도 없고<br />
> 시달리는 것도 없고 미워할 대상도 없으니 분노에 떨것도 없고<br />
> 마음이 편하지요.<br />
> 이집식구들로부터 벗어나고싶다는 생각에 미치자 눈물이 나더군요.<br />
> 아이들은 참 예쁘고 착합니다. <br />
> 저도 내 몸으로 낳아 본 자식이 없는 터에 만난 아이들이라서 내자식이려니하고<br />
> 여기기가 쉽고 이 아이들에게도 친엄마아빠의 이혼으로 인한 상처가 있을터이기에 측은지심이 들어 저도 잘 해주긴 하지만 아이들도 저를 워낙에 잘 따르고 <br />
> 순수한마음을 갖고 있습니다.<br />
> 내가 낳은 엄마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진짜로 믿고 따라야할 엄마인걸로 여기고 말도 잘듣고 귀염성있고 신통한 아이들입니다. 사랑스럽습니다.<br />
> 하지만, 남편과 시댁식구들에게 정신적으로 시달리면서 분노심을 갖다보니<br />
> 그렇게 사랑스럽기만한 아이들마저 포기하고 <br />
> 예전의 조용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살던 내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br />
> 도대체 인생에서의 행복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요?<br />
> 저는 제가 왜 사는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br />
> 그 것이 저를 우울하게 만듭니다.<br />
> 이 남편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br />
> 아이들이 나의 분신이라 살점처럼 여겨지는 정도의 애착이 있는것도 아니고<br />
> 단지, 번듯한 가정, 평범한 가정의 한 일원으로 살아보겠다고<br />
> 그 목적하나때문에 <br />
> 시댁식구들에게 억울한 소리들어가며<br />
> 그들과 그런이유로 불목하고 남편과 으르렁대면서 <br />
>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지<br />
> 그것이 저를 회의에 빠지게 합니다. <br />
> 왜 사는 건지, 왜 살아야 하는지, 이렇게 살아서 뭐할려고그러는지......<br />
> <br />
> 남편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의사소통훈련'을 받아보려고 <br />
> 계획하고 있는데, 그것도 다 무의미한 짓 같고 아니 조금 도움은<br />
> 되겠지요 그런데 제 마음이 좀 귀찮아졌습니다. <br />
> 집안일도 성당일도 모두 손 놓고<br />
>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br />
> 고달픕니다.<br />
> <br />
> 선생님, 제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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