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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같은 밤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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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폭풍 댓글 0건 조회 4,547회 작성일 07-04-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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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나오는 사건사고는 특별한 사람들의 일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혼해서 살다보니 누구집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결혼 15년쨰고 남매를 두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한달전쯤 남편의 문자메세지로 시작되었죠. 여자의 가명 같은데 기다리고 있는데 안오느냐는 메세지가 뜨더군요.. 그날은 문상가는 날이라 신랑이 퇴근해서 샤워하고 있는 중이라 제가 열어보게 되었어요.
이거 누구냐고 했더니 같이갈 친구랍니다.. 메세지 내용은 여자같은데...
그날 문상가는 신랑을 보면서 의심을 하기 시작했죠.. 워낙에 여자쪽은 무신경한 사람이고 부부관계도 만족하며 살기 때문에 여자문제를 일으킬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번 의심을 하게 되니 모든 모습들이 의문투성이더군요... 새벽에 들어온 신랑 핸드폰을 뒤지니 문자메세지 내역들을 다 지워놓았고 그 여자 전화번호도 모두 삭제하고 없었습니다.

저는 공무원이고 신랑은 자영업을 하고 있어서 주말에만 제가 가게에 나가서 조금씩 일을 도와줍니다.
주말에 신랑컴터를 뒤지니 채팅을 하면서 만난 여자더군요.. 제가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정면돌파하는 타입이라 오래 두고 삭히질 못합니다. 그날 저녁 신랑과 얘기를 하면서 오늘 마무리 지자고 했습니다...
삼일전부터 채팅으로 알던 여자고 그날 처음으로 만나려고 헀는데 만나지 못했다... 못믿으면 통화내역서를 보여준다더군요... 만나려고 새벽까지 통화한 내역이 있을테니 확인하라고....
다시는 안그럴테니 이번 한번만 그냥 넘어가 달라고.. 가게 문제로 힘들고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잘못된 생각으로 풀려 했던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술한잔 마시며 제대로 잘 살아보자 약속했습니다. 그럭저럭 아무일 없듯이 한달가까이 보내고 지난 일요일...

혹시나 싶은 마음에 신랑 컴터를 뒤졌는데 그여자는 아니지만 또다른 여자들과 채팅한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여자들의 홈피에 들락거린 흔적.... 사실 채팅인지 게임인지 정확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전화요금에 날아온 소액결제 요금들...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싶었죠... 신랑한테 통화내역서 보여달라 했습니다.
확인하니 그여자랑 삼일전에 채팅으로 만난게 아니고 한달이 넘었더군요... 아침에 출근해서 바로 채팅하고 ... 나한테 보내지도 않는 문자글 그 여자한테는 한시간에도 몇통씩 보냈고... 물론 저랑 그렇게 첫날 싸우고 난 담날 그여자랑 한 30분 정도 통화한 내역이 있더군요.. 그 통화하면서 끝냈다고.. 그러고 그여자와 통화 내역은 없었지만 왜 첨부터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는지 그게 더 화가 났습니다.
채팅 사이트 들어가서 회원탈퇴하고 나하고 싸운 이후로는 절대 채팅한적 없다고 그러는데 자꾸 드러나는 거짓말들이 남편을 믿지 못하게 했습니다. 얼굴도 한번 못보고 그날 첨으로 만나려고 했던거라고 하는데 정말일까 싶고...

그 동안의 신랑 생활습관으로 봐서는 믿어줄만도 한데 내 좁은 소견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몇일을 볶았습니다.
내 마음고생한 만큼 내 옆에서 고생하면서 아무소리 하지 말고 스트레스 받아가며 살아라 했습니다.
근데 어제 저녁에 신랑이 폭발하더군요. 제가 심하게 한게 일주일은 안된것 같아요.. 다 합쳐서....
제 생각으로는 이정도는 참아줘야 된다 싶은데 남편은 억울하다 싶겠죠.. 여자한번 만나보지도 못하고 평생 나한테 의심받으면서 살아가느니 차라리 죽어줄께 그럽니다..
한달만 시간을 달라고... 그안에 가게 정리하고. 대출금 갚고.. 나한테 돈 넘겨주고 자긴 간다고 그러네요.
저도 성격이 불같지만 신랑도 소심하면서 대쪽같은 성격이라 덜컥 겁이 났습니다. 한다면 하는 성질이에요.
아직 저는 신랑을 많이 사랑합니다. 아빠없는 애들 키우고 싶지도 않고요.
저도 자존심이 있어서 낼 아침에 내가 먼저 죽어줄테니 한달동안 맘아파하면서 살다가 죽으라고 맘에도 없는소릴 막 했어요

그럼 자기가 지금 죽는대요... 내가 먼저 죽는건 못보니까.. 그러면서 문을열고 나가려고 하는 겁니다.
너무 무서웠어요... 내가 너무 몰아세웠구나.. 후회가 되고.. 적당히 하고 보듬어 줄껄.....이놈의 자존심이 뭔지...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애들한테도 아빠 대접도 못 받는 내가 무슨 아빠냐고 그럽니다ㅏ...
남편 나름대로 상처가 많았나 봅니다. 직장다니다 자영업한지 이제 3년 넘었는데 그게 잘 안풀리고 생활비를 제대로 못주니 나한테 미안한것도 있는것 같고 여러가지 힘든 사정을 대충 눈치를 채고는 있었지만 잘못 얘기하면 기분나빠할수도 있고 해서 피차 서로 적당히 넘어가고 했었는데.....휴
새벽에 베란다로 나가려는 신랑 붙잡느라고 진을 다뺴고 혹시 어디로 갈까봐 잠한숨 못자고 보초서다 출근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신랑한테 진짜로 너무 다그쳐서 미안하다고 이제 진짜 이일 입에 안 올리고 살테니 맘 잡고 새고 시작해 보자고 부탁했습니다. 난 당신없인 못산다고... 나쁜 맘 먹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
대답을 억지로 하는것 같습니다. 맘의 결심을 굳혀버린것 아닌지 정말 걱정됩니다.
어떻게 해야 신랑맘을 풀어줄수가 있을까요?
이제 상황이 역전되어 제가 쩔쩔매게 생겼습니다..ㅠㅠ

사실 저도 인터넷으로 우울증 테스트를 해보니 심각한 수준으로 나옵니다.
이런 나의 심리상태로 얼마나 신랑을 감싸줄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나도 힘든데.. 말로는 괜찮다 했지만 내 맘에도 온통 상처투성인데......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전문가 선생님의 충고 기다립니다.

가족이 화목해지는 방법
신랑을 가정으로 돌아오게 하는 법
내가 살아가는 법....
하나도 자신있는데 없네요.... 결혼 30년씩 되신 분들 존경합니다. 이 험난한 역경을 어찌 살아오셨는지..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8:56 공개상담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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