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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 대하여 의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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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두막 댓글 0건 조회 3,724회 작성일 05-02-1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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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0이 채 안된 두 아이의 엄마이고요 결혼은 9년차가 됩니다. 남편은 저보다 한살위입니다. 결혼전부터 느끼던 것이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가 있어 의논드립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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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남편은 일류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이고요 저 또한 그 비슷한 등급의 사람입니다. 남편의 전공은 전산이며 현재 외국계 회사에 잘 다니고 있고 수입도 적은 편이 아니지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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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을 보면 시아버님이 아주 불같고 유치하고 강박증이거나 대인공포증 같은 성격을 가지셨고 어머니는 아주 자상하고 우유부단하고 갈등을 싫어하시지요. 저의 아버지는 평생 무책임하게 놀다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책임감있게 자식들을 키우셨으나 유능하지는 못하셨고 자식과의 대화기술이 전혀 없으신 분이지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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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성격을 제 나름대로 평가한다면 내향형이고 소심하고 자기 고집이 뚜렷하고 시각이 페쇄적입니다. 말이 거의 없고 몸은 아주 부지런하고 남의 말을 잘 캐취하지 못합니다. 요새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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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낳아서부터 키운것은 남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육아에 헌신적입니다. 제가 전업주부였는데도 말이지요. 아이들은 아빠를 엄마로 착각하고 살지요. 살림을 도와주는 것도 아주 헌신적이어서 쓰레기 치우기, 설겆이 하기, 빨래하기는 말려도 합니다.남들이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결혼조건에 제가 살고 있는 것을 저도 인정합니다. 그런데도 뭔가 화가 많이 나는 면이 있습니다, 남편한테 말이죠.<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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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모습에서 느끼는 불만은 대화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내 얘기에 공감을 잘 못하는 것은 차치하고 잘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본인은 잘 듣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죠. 몸만 그 자리에 있을 뿐 생각은 어디로 갔는지 아예 없는 것은 아닌가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하고 있을 때도 아이들이 물을 달라거나 뭐라고 하면 당장 달려갑니다. 꼭 미리 기다린 사람 같습니다. 그리고는 하던 얘기는 그것으로 끝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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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하도 반복적으로 겪다보니 남편은 꼭 명령을 기다리는 로보트같기도 합니다. 주로 명령은 아이들이 내리고요. 남편에게 이런 것을 지적하면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것이 바른 인격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랍니다. 이런 행동패턴이 아주 정형화되어 있어서 너무 지겹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것에 비하면.<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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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이 무엇이냐면 남편은 다른 사람의 상황에 대한 공감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식이 적어서 벌어지는 일도 많고요. 예를 들면, 저희 결혼전 함이 들어올때 함들이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여 캐주얼한 옷을 입고 왔었습니다. 생각이 리버럴해서 그런 것이 아니지요. 현재는 다른 사람 결혼식에 양복을 입고 가지 않으면 큰일나는 줄 압니다. 다들 그러니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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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편의 성격이 저를 섭섭하게 할 때가 제일 화가 납니다. 제가 둘째를 낳았을 때 남편은 회사에서 엠티를 간다고 제주도로 놀러 가서는 전화를 하더군요. 오기 싫은데 와서 재미없다고. 남편회사는 분위기가 강제적인 곳이 아니라 사유를 말하면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인데도 별 생각없이 따라나선 것입니다. 아내는 출산해서 병원에 누워있고 젖몸살을 하고 있는데.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합니다. 돌아와서는 고생했겠다고 지나가는 소리로 한마디하고는 맙니다. 자기가 무슨 행동을 한 것인지 전혀 짐작하지 못하죠.<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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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가지 행동을 문제삼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밝히는 것입니다. 이후에도 같이 살면서 이렇게 엉뚱한 일을 할 때가 많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지고지순할 수가 없는데 가끔씩 전혀 맥락없이 일을 처리하고 감정 배려를 하지 못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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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남편들이 여자들과는 달리 무심하고 공감력이 떨어지는 것을 잘 알고는 있으나 제 남편의 경우는 조금 달라보입니다. 제 남편은 아주 성실하고 진지하고 가정적이며 본인도 이에 아주 큰 자부심이 있는 사람입니다. 퇴근시간도 거의 정확하고 집에 왔다해서 빈둥거리지도 않고 집안일을 아주 성심껏하고요. 그런 사람이 이렇게 아내의 마음을 가끔 무참히 짓밟고는 전혀 모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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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생활을 해오면서 남편을 무척 신뢰하는 마음이 생긴 것도 같고 오히려 아주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 같기도 한 극단의 마음이 있습니다. 남편이 저와 잘 지내려고 하는 마음은 십분 이해할 수 있으나 실제적으로 제가 불안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행동들이 많은데 그것을 전혀 알지 못하고 분석해보려 하지도 않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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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문제를 지적할라치면 가르치면 배울테니 성심껏 말해달랍니다. 자세는 아주 유연합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알고 싶어하고 고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뭐가 문제인지는 전혀 모릅니다. 제가 몇번 얘기해봐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말을 어렵게 한 것인지 남편의 병이 깊은 것인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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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몇번 겪다보니 남편이 진정으로 문제를 인식할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자신을 너무 건조하게 인식하는 버릇이 있어서 객관적인 것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알고 자신을 아주 공정한 자세로 평가하려는 자세가 혹시 기계적인 잣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사에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성숙한 자세라는 것을 너무 과도하게 인식하고 있어서 실제로는 오히려 공감력이 결여된 상황이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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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질문하고 제가 답변을 하고 있네요. 각설하고, 남편을 설명하는 것이 아주 거칠기는 하지만 단면을 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질문을 드리는 요지는 남편을 이해하려면 이해못할 것도 없지만 이 상황이 저 혼자 견디기는 버겁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실을 찾아본 적도 있읍니다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서 다시 시도하기가 두렵습니다. 전례를 보면 저의 문제제기가 한가로와보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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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아주 중요하고도 심각한 문제임을 이해하시겠는지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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