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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처럼 폭력적인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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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루엄마 댓글 0건 조회 4,015회 작성일 03-06-02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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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br />
<br />
저는 저를 병적으로 과보호하는 친정엄마로부터 도망가려고 <br />
8살 연상의 남편과 만난지 3개월만에 후닥닥 결혼해놓고 나서 <br />
8년 내내 후회 속에 살고 있는 미련한 애기 엄마입니다. <br />
<br />
저희 친정엄마는 일류대를 졸업하시고 <br />
평상시에는 매우 교양이 넘치시면서<br />
저를 위해 무엇이든지 해주실 것처럼 헌신적이시다가도 <br />
일단 한번 열받으시면 헐크처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신답니다.<br />
<br />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는 <br />
연필을 더 예쁘게 깎아달라고 보채는 저를 죽여버린다고 <br />
식칼을 휘두르신 적도 있어요.<br />
<br />
그 밖에도 제가 결혼하기 직전까지 엄마가 저에게 행한 <br />
폭력적인 언행은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예요. <br />
<br />
그런 엄마랑 엄청나게 싸우면서 지내다가 <br />
29살에 남편을 만났는데 직장도 안정적이고 성실한 사람인 것 같아서<br />
그냥 후닥닥 결혼하고 보니<br />
<br />
남편과는 서로 너무나도 다를 뿐만 아니라 <br />
서로 경멸스럽게 여기는 점까지 발견하게 되어 <br />
<br />
(예를 들면 남편은 운동을 전혀 안하는 저를 경멸하고 <br />
저는 책을 전혀 안 읽는 남편을 경멸합니다.) <br />
<br />
각방을 쓴지 벌써 7년이 넘었고<br />
이제는 서로 싸우지도 않고 가끔 필요한 말만 하면서 삽니다. <br />
<br />
어찌어찌하여 아들 둘을 낳았지만 <br />
저희 아이들은 엄마방, 아빠방이 따로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답니다. <br />
<br />
이런 식으로 8년 넘게 같이 살려니 매사가 짜증스럽네요. <br />
"왜 내가 그때 친정에서 나와 독립할 생각을 안 하고 결혼을 했을까?"하고 <br />
자책을 해봤자 이제는 아무 소용도 없는 일. <br />
<br />
남편이 중대한 과오를 저지른 것도 아니니까 애들을 위해서 참고 살자 하고 <br />
수없이 되뇌어 보지만 <br />
작년에 큰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난 뒤로는 <br />
저도 저희 친정엄마 못지 않게 폭력적인 엄마가 되고 말았습니다. <br />
<br />
아이가 매우 산만해서 <br />
공부도 못하고 학교에서 자주 야단을 맞는데 <br />
그런 얘길 들으면 "이게 지 애빌 닮아서 공부하길 싫어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br />
뚜껑이 확 열리면서 어느틈에 애 머리통을 딱 때리게 돼요. <br />
<br />
애가 숙제도 안 하고 죽어라고 밖에서 뛰어놀다가 <br />
깜깜해져서 집에 기어 들어오면 <br />
너무 화가 나서 애를 문간에 세워놓고<br />
뺨이고 머리통이고 닥치는대로 마구마구 때려주기도 하구요 <br />
<br />
애가 책 읽는 걸 너무 싫어해서 작문 실력도 엉망, 맞춤법도 엉망인데 <br />
그럴 땐 정말 "아....얘가 내 새끼인게 너무 싫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br />
그래서 평소에도 애한테 별로 따뜻한 눈길을 안 주게 되고 <br />
항상 짜증 섞인 말투로 말하게 되고 <br />
조금만 실수를 해도 마구 화를 내게 돼요. <br />
<br />
욕하면서 배운다더니 저도 저희 엄마랑 똑같애진 모양이에요. <br />
다시는 그러지 말아하지 속으로 다짐도 하고 <br />
애한테 "엄마가 앞으로는 네가 아무리 잘못해도 절대 안 때릴게." <br />
이런 식으로 약속도 해보지만 며칠 못 가고 <br />
애도 이제 엄마를 슬슬 피하고 아빠하고는 친구처럼 친해져서 <br />
서로 반말 하면서 매일 아빠방에서 같이 잡니다. <br />
<br />
남편은 제가 이러는 걸 알면서도 남처럼 무심해진 탓인지 <br />
저에게 야단도 안 치고 화도 안 냅니다. <br />
<br />
남편 뿐만 아니라 아들까지 멀어진 요즘, <br />
저는 그저 말 못하는 15개월된 둘째 아들하고만 꼭 붙어서 지냅니다. <br />
"너는 엄마편이지?"하고 물으면 애기는 그저 웃을 뿐이지요. <br />
<br />
제가 이러다가 나중에 둘째하고도 멀어질까봐 두려울 뿐입니다. <br />
<br />
남편하고 가까와지는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br />
그런 적도 없었으니까요....<br />
<br />
제가 엄마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아이들에게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데 <br />
그게 잘 안 되고 마치 마약이나 알콜처럼 자꾸 저를 괴롭힙니다. <br />
<br />
어떤 방법으로 각오를 다져야 제가 새로운 엄마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요? <br />
간절한 마음으로 조언 부탁드립니다.<br />
<br />
<br />
 
[이 게시물은 사티어님에 의해 2011-04-27 13:57:07 공개상담(이전)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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