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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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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와줘요 댓글 0건 조회 3,995회 작성일 03-03-1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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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않았었는데, 솔직하게 써보겠습니다. 도와주세요.<br />
  저(20살 남자)는 어렸을 적에 아버지의 사랑이나 인정을 거의 느껴본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주 엄격해서 버릇 들인다고 항상 혼나기만 했지요. 어릴땐 몰랐는데 커보니 아버지에게 문제가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영향을 제가 받은 것 같구요. <br />
  아버지나 저나 속마음을 절대 털어놓지 않고,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대학에서도 인간 관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문제는 평생 저를 따라다녀왔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다칠까 두려워 어느 선 이상으로는 친밀해 지지 못하고 그냥 겉으로만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것 같네요. 제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br />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느정도 이성적인 답만은 있는것 같은데 문제는, 전 착하고 온순해보이지만 감춰진 분노나 슬픔이 엄청나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없을때 가끔 십분이고 이십분이고 숨쉬기 어려울 만큼 울음이 터져나올때가 종종 있습니다. 전에는 대학에서 선배들과 술을 마시다가 제가 조금 잘못을 해서 한소리 들었는데 선배 얼굴만 보고도 엄청 울어버렸습니다. 제가 감정표현을 평소에 잘 못하는데 취하거나하면 터져나오는 것 같습니다. <br />
  제가 판단하기엔 이런 문제도 궁극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분노나 인정욕구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로 보입니다. 중고등학교때는 권위적인 아버지에 반발해서 많이 충돌했는데 이젠 저도 커서 간섭하시진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제가 아버지에게 인정이나 사랑을 못 받았다는 것이고, 그것은 저의 큰 컴플렉스로 남아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아버지를 미워해왔는데, 이젠 그저 슬픕니다..<br />
  요즘 전 너무 우울합니다. 문제와 원인도 대강 알겠는데 어떻게 해결할지 몰라 답답합니다. 아버지에게 말하고 울어도 그냥 어쩔줄 몰라 하실겁니다. 자신감 부족하고, 무기력하고, 각종 컴플렉스에 빠진 저를 도와주세요. 바쁘시겠지만 저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럼...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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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한번 생각해보니 빠뜨린게 많은 것 같군요. 성장과정이나 다른 가족에 대해서 쓰면 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추가합니다. <br />
  아버지는 꽉 막힌 사람입니다. 사상이 그렇다기보다 생활면에서요. 조선 시대 선비를 생각하면 쉬울 정도로, 밥을 먹을땐 입을 다물어야하고, 입에 음식이 있으면 절대 말해선 안되고,(씹고 있을 때 말을 걸면 신경질을 내시더군요) 식탁이 아닌 다른 자리에서 무얼 먹거나, 식전에 과자를 먹어도 안되었고, 밥을 남기거나 편식을 해서도 안되었고(먹지 않으면 먹을 때까지 식탁에 앉혀놓았죠), 고기보다 야채를 많이 먹어야한다는 말도 항상 했죠. 하루에도 몇번씩 이는 닦았냐, 불꺼라, 어질른거 치워라, 저것 좀 가져와라, 아랫층 시끄러우니 뛰지 말아라, 뒤꿈치 들어라, 심부름 좀 해라.... 제가 공부가 아닌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다 싶으면 치우는 것도 하나 치운 다음에 다시 뭘 할라고 하면 바로 그 옆에 있는거 또 치우라고 시키고 하여튼 히스테리를 일으키지 않은게 다행이었죠. 지금도 아버지가 부르면 무의식적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명령 들을 생각부터 합니다. 물론 지금은 성인이라 합리적인 반박은 할 수 있지만요.<br />
  아주 어릴때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 오줌싼다고 혼내서 항상 엄마 다리 뒤에 숨던 생각이 희미하게 납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는 컴퓨터를 사서 게임을 하자 게임은 중독된다면서 컴퓨터를 없애겠다느니, 아니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컴을 끄기도 하고 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저도 좀 커서 반항심도 생기고 했었는데 매일매일 정말 엄청난 신경전이 이어졌습니다. 남이 보기엔 큰 소리도 내지 않고, 폭발하기 전까진 얼굴도 그대로고 그저 정상적인 아버지의 충고로 보였겠지요.. 제가 '좀만더하다잘게요'하면서 참으면서 대강 말하고 아버지가 들어가면, 정말 30분정도 마다 나와서, '이제자라'하고 또 저는 반항심에 버티고 하면 나중에 아버지가 폭발할 직전이 되면 전 너무 무서워서 성급히 끄곤 했죠. 아버지가 무서웠던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다가 이렇게 갑작스레 목소리를 높이고(때리는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욕도 안하고요) 정말 죽일듯이 노려보고 하는 것은 차라리 맞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어느날엔가 아버지가 자랑하듯이 자기는 평소에 온화하다가 화나면 무서우니 더 무서운 거라고 했던 말도 생각나는군요. 그리고 또 말하자면 제가 불면증이 좀 있어서 늦게까지 자지 않았다면 이것도 위에 컴퓨터와 비슷한 신경전이 계속되었구요, 밤에 잠이 안와서 나와서 배고파서 밥을 먹는다던가 티비를 볼때도 죄책감에 시달리며 아버지가 나오지 않을까 맘을 졸였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도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br />
  너무 길어졌군요.. 쓰지 못한 말이 넘쳐흐르지만 너무 우울해서 이만 줄입니다. 쓰면서 울면서 생각해보니 제문제가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누군가 믿고 상담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용기를 내서 치료를 받아보고 싶어요. 저의 이런 모든 컴플렉스를.. 똑똑하고 인텔리한 부모에 폭력도 없고 욕설도 없고 누가 바람피운 것도 아닌 정상적인 가정에 부모가 자식 생각해서 잔소리 좀 한 것이 그렇게 큰 문제냐 할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헛소리 할 정도 수준은 아닐 걸로 믿고 씁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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