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문제 상담요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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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oo 댓글 1건 조회 5,581회 작성일 15-02-03 16:0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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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님의 댓글
김연희 작성일
안녕하세요. 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입니다.
그 동안 마음고생 심하셨지요? 오죽하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이곳에 상담을 요청했을까요. 이 글을 읽는 제가 00님의 애씀이 절절히 느껴져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조금 더 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회유도 하고, 화도 내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썼는데,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어서 많이 속상하고 무력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인터넷 상담을 요청하심에 지지와 격려를 보냅니다.
00님의 고민은 어머니의 다단계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토로하였는데, 어머니가 10년 동안 다단계에 빠져야만 되었던 어떤 촉발사건이나, 배경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것이 아니라, 외삼촌 사업 문제로 돈을 빌려 주었는데, 돈을 받지 못하면서부터 어머니가 10년 넘게 다단계에 빠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듯합니다. 돈을 받지 못해 가세가 기울어 몰입할 수 있지만, 제 생각에는 좀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지 않았나? 추론을 해 봅니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하시는 일에 관여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이 언제부터 있었던 일이었는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버지의 그런 태도가 오래 전부터 지속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엄마는 10여 년 동안 당신의 외로움과 속 타는 마음을 다단계와 연애하듯이 사신 듯합니다. 현실의 고달픔과 외로움을 위로받을 방법이 다단계와 굿, 흡연이었다면, 아무리 이성적으로 당신과 가족의 삶이 피폐해진다고 설득하고 달래 보아도 “소 귀에 경 읽기’ 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머니 어머님이 살아오신 삶 속에서 채우지 못한 꿈과 좌절감이 공허하고 쓸쓸했다면 그 문제를 충분히 이해 받고나서 당신이 힘이 생겼을 때, 현실적인 문제를 직면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어려움이 어디에서 왔는지 추적해 보는 것이 우선일 듯합니다.
제 생각에는 부모님의 해 묵은 갈등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것이 어머니는 외삼촌에게 돈을 빌려주는 형태로 나타났을 것 같고, 아버지는 친정에만 신경 쓰는 것 같아 못마땅한 태도를 취했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서로 말을 주고받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 했을 대, 보이는 패턴이 있을 겁니다. 어머니는 쫒아가서 비난의 말을 한다면, 아버지가 듣기 싫어 회피했을 겁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외삼촌한테 돈을 빌려 줬는데, 돈을 떼이고 가세가 기울어 면목이 없는데, 대 놓고, 무시당한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이런 상황이 거꾸로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지치고 힘들어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되고, 각자 삶을 살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보다 냉냉 하지만 익숙한 방법으로 살려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현재, 00님이 고민하면서 올린 정보만으로 부모님을 도울 방법을 찾기가 어렵기에 인터넷이라는 특수 공간도 있지만, 피상적인 상담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현재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의 정보가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가족생활사에서 어렸을 때 성장배경은 어땠는지, 형제 관계는 어땠는지? 공부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없는지? 부부싸움을 하고 자녀를 어떻게 대했는지? 어떤 상처를 갖고 있는지? 결혼 동기와 결혼 후에 삶, 결혼생활에서 기대가 채워졌는지? 자녀양육 과정에서 섭섭한 일을 없었는지? 등 등,.. 이런 것들이 부모님을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어머니가 있기 까지 돈 이외의 다른 스토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어머니가 빚을 지면서 까지 다단계와 금연, 굿을 할 때에는 그것을 뛰어 넘는 또 따른 강력한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일지 대안을 찾아야 될 것 같습니다. 어머니에게는 다단계와 굿과 흡연이 남편보다 자식보다 더 자신을 위로하고, 행복하게 해 준다면. 그것보다 더 강력하고, 흡입력이 뛰어난 다른 보상이 있어야 되는데, 혹시, 00님은 그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제 생각에는 어머니의 삶을 잘 아는 00께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잘 알고 있지 않을까합니다. 00님이 어머니가 현재 하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힘들기는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해야 될 것은 비판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어머니 입장에서의 공감과 수용이 아닐까 합니다. 수용감 공감을 한다는 것이 어머니의 행동을 지지하고, 옳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죽했으면 그것을 통해서 위로받고자 하는지에 대한 공허감과 상실감을 알아 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불안한 생존욕구와 정서적 궁핍을 채우려는 몸부림을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다면,어머니가 굳이 다른 곳에서 결핍을 채우려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삶에 확신이 없고, 부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을 회피하고 있어 가족과 갈등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00님께서 부모님의 삶을 안타깝게 여기고, 부부가 서로 합심하여 건강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다 보면, 한참 열심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야 되는데, 온 신경이 어머니에게 쏠려 정작 내 자신과 내 아내, 내 자녀를 돌 볼 힘이 없어 만족한 생활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몸은 핵가족에 있으나, 마음은 부모 쪽에 기울어 있으니, 당연히 피로감이 생기고, 그렇게 살고 계시는 어머니가 원망스럽고, 힘들겠지요. 어머니의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도록 개입을 줄이고, 그 자리에 아버지가 나서야 될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방법으로 가족의 관심을 끌면서 존재감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시길 권합니다.
현재 상황에서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기대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실망만 커져 분노와 좌절감이 더 클 것입니다. ‘힘들수록 돌아 가라’는 말이 있지요. 부모님의 문제를 내 문제로 비약시키기 보다는,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어머니의 증상의 원인을 찾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치료는 오죽했으면~~~부터가 시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00님! 힘내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0님의 부부가 건강하게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어서 가족에게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문제가 악화되고, 힘들 때에는 문제 속에 들어 있지 말고, 문제를 밖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상담을 요청하신 내용의 경우, 가족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빠르게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시는 가까운 지역에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상담신청을 하시거나, 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에 전화하셔서 상담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사티어가족치료상담전문가 김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