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티어가족상담교육원

 
작성일 : 07-10-05 13:20
21세기의 목회상담방향: 가족치료의 가정목회적용
 글쓴이 : kimfamil
조회 : 3,551  
* 21세기의 목회상담방향: 가족치료의 가정목회적용




서론




전통적인 목회에서는 심리학적 치료방법을 목회에 활용하기를 배척하였거나 무시하였다.1) 목회상담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1950년, 6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일반 심리상담 이론과 기법들을 목회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하였다.2) 이즈음 심리상담이론 분야에도 개인의 심리 내적 치유에 한계를 느끼고 개인의 치유보다는 그 개인이 속한 가족과 사회의 체계의 변화 즉, 관계성의 변화가 더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일반체계론에 기초를 둔 가족치료이론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가족치료이론은 효율적인 치유방법론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 하지만 치유대상의 범위를 생태계를 포함한 거시적인 체계론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확장시킴으로써 Howard 등이 주장하는 기독교인의 전인적 치유를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3)




또 서구에서 발전한 이론들이 개인주의적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는 데 반하여, 가족치료 이론은 적절한 평가만 더해지면 서구이론의 내재된 가치관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관계 지향적이며 가족중심인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족을 하나의 사회적 최소단위로 보고 구성원 개인보다는 구성원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는 가족치료 이론이 그 어떤 이론보다도 가족은 물론 하느님을 포함한 모든 깨어진 관계성을 치유하고 성장시켜야 하는 목회의 본질적 사명을 도울 수 있다고 보고, 이 글에서는 가족치료의 특징과 기본적 개념을 설명하고 목회에서의 적용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본론




A. 체계론의 사고체계에 대한 이해




1. 개인심리와 체계론의 사고체계의 차이점




서구의 이분법적 세계관은 모든 현상을 신/인간, 정신/육체, 이성/감성, 주체/객체 등과 같이 양극으로 나누고 있다. 신학, 철학, 자연과학, 그리고 행동과학까지도 이러한 사고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사고체계에서는 모든 현상은 객체이므로 과학적, 객관적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는 최소단위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주체와 객체를 분리할 때는 인간의 행동도 내적 사건 혹은 외적 환경의 영향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내적 세계와 외적 실재가 분리되기 때문에 인과론이 성립된다. 즉 A라는 원인이 B라는 결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어떤 현상 B에는 반드시 A라는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에서 발생한 심리학도 인간의 행동을 최소한의 단위로 나누어 이해하고, 그 행동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이와 같은 연구방법론을 취하고 있다. 결국 연구 대상은 개인, 개인의 어떤 행동, 혹은 마음속의 어떤 내적 사건으로 제한되고 만다. 심리학에서부터 발전한 다양한 상담심리 이론들도 인간의 심리 내적 문제를 인과론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고자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담이론들은 주/객체의 이분법적, 가치배제적인 자연과학적, 결정주의적, 상황에 반응적, 개인주의적, 환원주의적, 절대주의적 입장에 있게 된다.4)




여성과정 신학자 Keller가 서구의 이분법적 사고체계의 한계를 여성적, 과정 철학적 입장에서 극복하고자 하는 것처럼5), 체계론도 존재하는 것들 사이의 관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서구의 사고체계의 한계를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주체가 객체를 관찰할 때 주체의 주관적 세계에 의해 객체는 해석되어지고 그 해석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하여야 하며,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였는가를 묻기보다는 상호작용 패턴이 무엇인가를 묻게 된다. 이렇듯 체계론에서는 인과론보다는 상호성, 순환성, 상호책임성을 중요시 여기게 된다. 즉, A와 B는 관계성 안에 존재하고 서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모든 행동은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발생된 원인이며 결과이다. 따라서 체계론에서는 상황, 과정, 전체적 관점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관계성의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세계관에서는 주체와 객체가 함께 존재하고, 서로가 서로의 운명에 참여한다. 실재는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관적 해석을 함으로서 형성되고, 그러한 주관적 해석에 따라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2. 체계론과 한국적 사고체계와의 비교




심리치료의 기본단계는 내담자 안에 들어가 세상을 그 사람의 틀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틀은 삶에 대한 기본 전제와 구체적인 가치들로 조직되며, 이러한 것들은 집단과 구성원 모두로부터 표현된다. 특히 삶의 궁극적 의미를 제공하는 종교적 현상을 통하여 한 집단의 세계관, 그리고 그 세계관이 영향을 주는 집단과 개인의 행동양식 및 정서를 이해할 수 있다.6) 한국인의 원형적 삶의 틀을 잘 보여주는 것들 중의 하나는 무속으로서 무가나 굿 등에는 우리의 전통적 세계관, 인간관, 내세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틀의 기본적 입장은 모든 존재들의 내적 연관성과 적절한 구조와 기능이 질서를 이루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데 있다.7) 이런 내적 관계성은 현상적 분별을 초월하여 하나를 이루고자 하는 강력한 힘이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언어, 생활양식, 관계방식, 삶의 목표 등에도 나타난다. "한"은 전체를 의미하는 하나를 의미하기도 하고 중심을 말하는 "한낮"이나 "한가운데"의 접두어도 되며, "한 며칠" "한 너더댓개" 등의 대략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옥도 자연의 일부로 낮은 산등성이를 닮은 초가지붕, 안과 밖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은 울타리, 방안과 방 바깥은 공기가 들락거릴 수 있는 반투막의 문풍지로 되어있다. 음식은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섞어먹는 비빔밥, 모든 것을 넣어 함께 끓여 새로운 맛을 내는 설렁탕, 여러 개가 어울려 하나의 맛이 되버리는 장, 김치 등의 발효식품을 즐긴다.




자연과 인간, 삶과 죽음도 대치적이고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같은 세계에 공존한다.8) 신, 자연,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귀신까지도 평등하며 공생적 삶을 지니고 있다.9)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 자연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질서에 잘 적응하여 어긋나지 않는 것이 삶의 참다운 모습이다. 생로병사나 삶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연질서 속에서 누릴 수 있는 복락을 최대한도로 누리는 것이다. 따라서 남녀가 만나 자식을 낳고, 화목하게 사는 것이 가장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10)




하늘, 땅, 인간 등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다 내적 관계성으로 인하여 서구의 사고체계에서의 개체로서의 독립된 경계선을 형성하기보다는 반투막적인 경계선을 형성한다. 하늘, 땅, 인간의 경계선이 불분명하여, 하늘이 곧 인간이 될 수 있고, 인간이 곧 땅이 될 수 있다. 결국 인간은 우주질서의 중심에 있고 이 질서를 잘 지켜나갈 책임을 지니게 된다. 이렇게 인간이 중요하게 되자 그가 태어난 가족이 중요하고, 불변의 혈연가족내의 구체적인 삶이 중요하게 된다. 또 혈연가족이 소속된 친족, 더 나아가 부락, 국가 공동체도 중요하게 된다.11) 이렇듯 중요한 가족을 잘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가족집단의 동질성과 질서유지가 중요하게 되었으며,12) 이러한 질서는 천명질서로서 가족공동체의 보호와 안전을 위해서는 개인의 고난과 희생이 요구된다. 가족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관계성으로 인하여 한번 맺은 인간질서는 하늘의 질서와 같이 영원하기 때문에 관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개인은 스스로를 자제하면서 살아야 한다.




이런 공동체는 조상과 자손을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현재의 내 안에 조상에게 물려받은 과거가 담겨있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물려줄 미래가 고여있다. 과거와 미래를 현재에 모아놓는다. 따라서 현재가 가장 중요하며 '여기 지금'의 삶이 중요하게 된다. 죽음과 삶은 똑같이 하나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기 때문에, 죽음도 삶과 동일하다. 따라서 죽은 사람들도 살아있는 사람과 동일시하여 살아있는 사람과 똑같은 욕구를 가졌다고 본다.13) 나이가 들면 단지 위치와 역할의 변화가 있을 뿐 존재는 불변하는 것처럼, 죽은 사람도 위치와 역할의 변화가 있을 뿐이지 그 존재는 불변하다.14) 그러나 죽은 사람이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잘못 파악하여 이 세상의 삶에 끼여드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런 죽음은 대개 삶의 세계에서 못 다한 일이 있어 恨이 남게 되어 저 세상의 삶을 살아야 함에도 이 세상의 삶에 붙어있는 경우이다. 그래서 결혼을 못한 혼령들은 이 세상의 삶을 마감하도록 영혼결혼식을 시키고, 자살한 혼령이나 사고로 이 세상을 삶을 못 다한 혼령들을 다시 불러 한을 풀고 다시 저 세상으로 돌아가게 한다.




이와 같이 한국인의 원형적 심성은 자연주의적 현세중심주의, 조화로운 평등주의, 현실 중심적 실용주의의 사상을 가지고 있다. 이성과 감성의 분리, 마음과 신체의 분리, 개인과 개인의 분리, 자연과 인간의 분리를 거부하며, 모든 존재하는 것이 상호보완의 관계에 있다고 보는데, 특히 혈연가족 중심의 집단주의적인 가치관과 현세 중심적 실천윤리를 그 바탕으로 한다. 또한 존재의 차별성이 거부되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의 차이, 어른과 아이의 차별, 자연과 인간의 차이 등의 대립적 요소가 없다.




체계론에 근거를 둔 가족체계론은 관계성의 이론이며, 동시에 개체를 연구하는 이론일 뿐만 아니라 학문적 경계선도 넘나들 수 있는 초이론metatheory 이라고 할 수 있다.15) 특히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서 인간을 이해하기 때문에 가족중심의 관계성의 문화인 우리에게도 큰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족의 가족체계의 내용과 구조는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유교적 전통사회에서의 아버지와 아들 중심의 하위체계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하위체계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자본경제의 세계지배, 과학의 초고도화, 핵가족의 확대, 평등주의의 확산 등은 전통적인 가족체계의 항상성을 깨트리고 있으며 새로운 차원의 항상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체계론은 우리의 가부장적 가족체계에서 모든 존재의 불평등을 거부하는 우리 민족의 본래적인 가치체계를 바탕으로 한 가족체계를 형성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체론적이고 통합적인 가족체계 이론은 가족의 문제해결 뿐만 아니라 기독교적 가치관에 뿌리를 내린 새로운 가족의 모델을 제시하는 데 매우 유용한 틀이라고 본다.




B. 체계론적 관점으로 본 가족




체계론 관점에서 보면 거대한 자연이나 인간의 신체와 같이 가족도 하나의 유기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은 생물체들의 숫자를 스스로 조절하는 자율적 체계이고, 우리의 몸도 환경에 적응하여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자 한다. 우리가 더울 때는 수분을 더욱 증발시키고 몸을 느리게 움직이며, 신체의 일부분이 기능을 하지 못하면 다른 부분이 그 기능을 보완하려 하듯이 가족도 살아있는 역동적 유기체이다.




강물의 수면은 평온하여 변화가 없는 듯 하지만 강물은 변함없이 흐르는 것처럼 가족도 표면적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성원들의 성장과 함께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역동적 체계이다. 물론 그 변화의 속도는 구성원 각자의 성장속도와 욕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구성원들끼리 상호작용 하면서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체계는 서로 영향을 끼치는 상호의존적 부분들이 일정기간 서로 연결되어 안정성을 이루는 인과망network을 형성함으로써 하나의 전체성을 추구한다. 가족도 여러 구성원들이 모여 가족이라는 하나의 조직체계를 이루는데, 각 구성원은 나름대로 개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그들이 모여 구성된 가족은 하나의 가족공동체 그 자체로서 고유한 특성을 가진다. 철이네집과 영이네집이 똑같은 부모형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가족이라는 공통성을 지녔다 하더라도, 철이네와 영이네집 가족은 그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어떤 가족의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자녀를 하나의 개체적 존재로서 뿐만 아니라 그 자녀가 속하여 있는 관계망인 가족전체를 통해서 이해하여야 한다.




체계는 형평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Morphstasis적 경향과 성장하고 변화하려는 Morphogenesis적 경향으로 인하여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변화/성장하고자 한다. 체계는 이 두 경향성이 조화를 이루어 안정감을 잃지 않으면서 성장하여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가족에 어떤 행동이 가해지면 가족은 체계의 형평을 이루기 위해 반응행동을 보인다. 때로는 지나치게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하기 때문에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부부관계가 좋지 않아서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녀를 개입시키는 가족인 경우, 자녀는 이 가족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거식증이라는 증상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면 결국 가족의 항상성은 유지되지만 성장은 멈추게 되고 같은 상호작용 패턴을 반복하면서 체계를 유지시킨다.




가족은 체계 내의 구성요인들끼리 상호작용을 하여 체계가 스스로 에너지를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즉 한 구성요인이 변화를 하면 연속적으로 다른 구성요인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한번 형성된 행동과 대화 패턴을 반복하려는 동귀결성equifinality의 경향으로 인하여, 한 구성원의 패턴에 따라 다른 구성원도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러한 결합이 강한 가족은 주제가 무엇이든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문제가 어디에서부터 시작하였든지 간에 관계없이 희생양을 만들어 그가 그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믿는다. 반면에 체계는 부분들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상호작용 하고자 하는 동잠재성 equipotentiality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처음 조건이 비슷해도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나치게 개방적인 체계 내에서는 동잠재성이 지나쳐서 상호작용의 예측이 불가능해져 혼란스러운 반면에, 지나치게 폐쇄적인 체계에서는 동귀결성이 지나쳐서 처음 조건에 따라 항상 똑같은 결과가 빚어진다.




체계의 상호성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가족체계에서도 각 구성원은 다른 구성원에게 영향을 끼치고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한 행동이 발발하면 다음의 행동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A의 행동은 B의 행동을 보완하고, B의 행동은 A의 행동을 보완한다. 따라서 증상을 일직선상의 원인과 결과로 이해하기보다는 좀 더 큰 순환체계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왜 남편이 외도를 하였는가 혹은 왜 자녀가 도둑질을 하였는가 라고 원인과 결과를 따지기보다는 어떤 반응양식이 순환적으로 반복되는가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체계론적 관점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언제, 어디에서 일어난 것이 중요하지 왜 일어났는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체계는 구성요소들을 생성하고 또 파괴하면서 평형상태에 이른다. 조직이 평형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환류고리feedback loop가 있어야 한다. 환류고리란 체계가 생존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변화에 대한 평가를 하고,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여 새로운 체계를 형성하여 좀 더 잘 생존할 수 있도록 성장하는 과정이다. 즉, 외부의 영향을 받아 이것을 소화하여 밖으로 내보내고 또 외부의 것을 받아들이고 하는 내적 상호작용 과정을 거쳐 안정성을 가지므로, 역동적이지만 안정된 조직으로 있고자 한다. 긍정적 환류고리는 좋던 나쁘던 변화에 대해 움직일 때를 말하며, 부정적 환류고리는 체계를 흔들어 변화를 촉구한다.




체계론에서는 어떤 증상도 그 개체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그 체계 전체의 역기능에서 발생된 것이며, 체계에 어떤 기능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따라서 가족체계에서도 구성원 중에 누가 증상을 가지게 되면 그 증상을 지닌 사람이 문제라기보다는 그 가족체계가 가진 문제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어린아이의 문제는 아이의 문제이기 이전에 부부가 이혼하려는 긴장감에 싸여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증상은 가족이 더 이상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세상에 도움을 받고자 손을 뻗치는 것이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중 한 사람이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이 증상이 이 가족에게 도움을 주는 기능은 무엇인가를 살펴보아 증상제거보다는 체계변화를 시도하여야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자녀의 거식증 증상은 아이가 밀착된 부모로부터 필요한 심리적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며, 아이가 집에 남아주기 바라는 부모들의 욕구를 합리화시켜 가족체계의 해체를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유기체는 개방체계로서, 살아있는 체계는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외부에서 공급받고 내보내야 건강하다. 에너지가 외부에서 들어오지 않으면 자체내의 에너지를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교환과정이 정지되면 폐쇄체계가 된다. 건강한 체계는 열림과 닫힘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 적정도는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상황에 의해서 자신의 체계와 정체성이 위협 당하면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폐쇄체계로 되려는 경향이 높다. 예를 들어 이단종교집단은 정체성이 위협 당하면 스스로를 더욱 폐쇄시켜 극단의 경우는 집단자살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가족체계도 열린 체계인 경우에는 가족은 자유롭게 말하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 개인이 존중되고 개인의 다양성이 지지된다. 따라서 열린 체계의 구성원은 "나"라는 정체성이 형성되고, 자기와 가족 간의 관계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자기를 하나의 더 큰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삶의 목표가 있고,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피드백이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고, 개인의 기능 능력과 가족체계의 기능 능력이 사회적 차원에서도 발휘된다. 그러나 닫힌 체계의 구성원들은 각자의 정서적 요구를 단지 가족으로부터 충족하려 애쓰는데 이것은 가능하지 않다.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가족의 하나됨을 지키려고 한다. 가족들과만 관계성을 형성하려 하고, 변화를 거부하고, 정서적 에너지를 매장한다.




C. 가족체계의 특징




가족체계 이론 중 Minuchin의 구조주의 이론은 가족체계의 특징에 대한 이론과 실제 적용의 유용성 모두를 제공하고 있다.16) Minuch에 의하면 하나의 가족체계내에는 부부하위체계, 부모하위체계, 형제하위체계 등의 많은 하위체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하위체계들은 서로 복잡하게 상호작용을 하는데 하위체계들 하나하나가 건강하여야 가족체계가 건강하며, 동시에 가족체계는 또다른 상위체계에 소속되어 있다. 예를 들면, 부부가 결혼하면 부부하위체계를 형성하고, 자녀를 생산하면은 부모하위체계를 형성하는데, 부부하위체계와 함께 부모하위체계도 건강하여야 자녀, 형제하위체계는 물론 가족전체 체계가 건강하게 형성될 수 있다.




가족체계, 하위체계, 각 구성원을 외부와 경계지워주는 경계선의 개념은 가족을 치료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Minuchin은 경계선을 명확한, 혼돈된, 경직된 경계선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경계선은 개체간, 하위체계간, 상위체계와 하위체계간을 분리시켜주면서 동시에 적절하게 소속시켜 준다. 예를 들어 부부하위체계에 제 삼자를 끌어들여 삼각관계를 형성하면 세대간의 경계선이 무너지는 것이다. 부모하위체계와 자녀하위체계간의 경계선이 혼돈된 경우에는 구성원의 개체성이 약화되고, 지나치게 경직된 경우에는 부모와 자녀간의 친밀감이 형성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외부와 결합되려고 하기 때문에 남편이 외도은 하고 자녀는 잘못된 또래집단과 친밀감을 나누게 되기도 한다.




Minuchin은 가족구성원들간에 서로 관계하는 양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하나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구조 안에는 정보와 명령체계도 포함된다. 따라서 가족에게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구조를 조정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데 효율적이다.




모든 가족은 하나의 체계로서 체계를 운영하는 규칙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가족의 규칙이 그 집안 식구들의 행동양식을 결정짓게 된다. 또한 이러한 규칙이 있게 되면 어떤 가족들은 행동반경의 폭을 단지 규칙에만 국한시켜 반복,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규칙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 기대되는지 분명히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규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의 벌칙도 분명히 하고 이를 준수하여야 한다. 즉 규칙은 부모나 자녀에게 필요한 것으로 측정가능하고, 수행할 수 있고, 바꿀 수 있으며 말로 표현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규칙들, 지나치게 적은 규칙들 모두가 문제이다. 가족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규칙은 필요하지만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규칙은 이를 결정하기 전에 부모가 서로 의논하고, 일관성 있게 지켜나가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규칙들은 묵시적이거나 말로 표현되거나 하며 협상될 수도 있다. 대개 이러한 규칙들은 적절한 이론적 근거가 없이 전달된 것이지만 어떤 가족에서는 이러한 규칙이 마치 변화되어서는 안 되는 신화같이 지켜지기도 한다.




가족은 각 구성원들이 어떤 행동을 할 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개 이런 역할들은 원가족에게 배운 그대로, 혹은 반대로 반복한다. 역할은 시간에 따라 구성원이 성장함에 따라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각 배우자는 서로 다른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갖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기대를 분명하게 말로 밝히는 것을 배우고, 각 배우자에게 주어진 상황에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협상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역기능가족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희생자, 심판자, 구원자, 혹은 순교자, 영웅 등의 역할을 배워온다. 이런 역할을 반복하다 보면 진정한 자기 발전에 쓸 에너지가 사라진다.




Minuchin이 패턴화된 상호작용 구조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면 Bowen은 정서적 측면에서 가족체계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였다.17) 그는 개체내의 그리고 개체간의 감정과 이성의 분리를 심리적 성숙도, 즉 자아분화의 척도로 설명한다. 물론 감정과 이성의 분리는 이분법적인 사고체계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감정통제가 잘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Bowen은 적절한 관계를 모르는 사람은 지나치게 다가가 긴장을 발생하거나 지나치게 멀리 거리를 두려고 하는데 두 경우 다 긴장을 해소시키지 못해서 적절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 삼자를 끌어들여 안정성을 유지하고자 희생양을 만든다고 보고, 이 과정을 삼각관계의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두 남녀가 결혼을 하면 핵가족 정서체계를 형성하는 게 되는데, 자신들의 가족으로부터 적절한 관계를 배우지 못한 경우에는 갈등해결의 능력이 없거나, 과대 혹은 과소기능을 하거나, 분노의 감정으로 반동적 거리를 두게 된다. 즉, 원가족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분리되어 자율성을 획득하지 못하면 가족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단절 혹은 용해되어 개체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가족투사를 통하여 다세대 전달과정을 통하여 가족의 역기능이 다음세대로 전달되게 된다. 따라서 Bowen은 원가족의 문제를 반드시 다루어 현재의 행동패턴에 끼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다음 세대로의 전달을 막으려 한다. 즉, 적절한 자기분화도를 이루어 다음 세대의 분화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건강한 사회로 점차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3. 가족체계론의 목회적용




가족체계는 지구와 자연생태계의 상위체계 내의 수많은 사회체계 내에 존재하며, 그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개인은 사회의 가치관, 더 가깝게는 가족체계의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세상을 구조화하고 자신의 삶을 구조화한다. 인간만이 삶의 유한성을 인정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의 끝을 내다보고 세상을 이해하며 삶의 의미를 추구한다.




교회도 사회에 소속된 하나의 하위체계이자 가족이 속해 있는 상위체계로서 교회와 사회, 교역자 가족과 교인들 가족이 서로 상호작용 하는 체계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도 하나의 체계로서 발달과정을 거치게 되고, 교역자 가족과 교인 가족들도 발달과정을 거치면서 서로 상호작용하며 성장 발달한다. 따라서 교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가족체계론적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많은 교역자들이 교회에 아무 문제가 없다가 갑자기 문제가 발생하면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문제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우를 흔히 당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이외에 그 바닥에 깔려있는 역동을 파악하여야 한다. 교회도 하나의 체계이므로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특성을 가지며,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것은 변화에 의해 이 항상성이 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의 문제들이 왜 지금 일어나고 있으며, 평형상태에서 깨어진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것은 교인, 교인 가족, 교역자, 교역자 가족, 교회가 처한 상황, 교역자의 목회양식의 변화, 새로운 신학적 해석 등 항상성을 깨트릴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때 문제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문제가 더 복잡하게 얽혀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체계론적으로 보면 내용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항상성이 깨어지면 불안감이 상승하기 때문에 이때 교역자의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문제에 정서적으로 같이 얽히면 헤어나기 힘들다. 이들과 문제에 대해 논쟁하는 것은 금물이고 이들의 요구에 무조건 맞추고자 하는 것도 결과는 마찬가지로 끝나게 된다. 이 때에는 교인들의 가족, 교역자 가족, 교역자, 구성원들 사이에 해결되지 않은 정서적 갈등이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역기능체계일수록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희생양으로 만들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므로 이들을 단지 증상을 가진 사람으로 이해하고, 역기능적 구조와 기능이 무엇인지, 삼각관계는 무엇인지, 상호작용의 패턴에 문제는 없는지, 의사소통은 잘되는지 등을 찾아보아야 한다. 또 가족유형에서와 같이 지배/복종, 의존적, 얽힌, 소외된, 혹은 과대과소기능 유형 중 어떤 유형인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증상만을 문제로 보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전체체계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18)




결론




교인들의 현실적인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치유하는 것이 영성적인 치유만큼이나 중요하고 시급한 목회의 영역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높아가고 있다. 따라서 많은 목회자들이 심리상담에 대한 이론과 기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목회에 적용하고자 하는 욕구도 높아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관계 지향적이고 가족 중심적인 우리 사회에 서구이론이 갖고 있는 가치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우면서도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의 하나로서 가족치료이론을 소개하였다. 이러한 방법론을 실제 목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임상훈련이 가족 치료적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적어도 목회자 자신은 물론 목회전반의 문제를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때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이에 기본적인 틀만 소개하였다.




1) Basic Types of Pastoral Counseling, p. 13-17, Howard Clinebell, Abingdon

Press, Nashville, 1984.

2) Refaming: A New Method in Pastoral Care, Donald Capp, Fortress Press,

Minneapolis, 1990.

3) Growth Counseling, p. 19, Howard Clinebell, Abingdon, Nashville, 1982.

4) Family Therapy: A Systemic Integration, Raphael J. Becvar, Allyn and

Bacon, 1988, p. 6.

5) From A Broken Web: Separation, Sexism, and Self; p. 177-182, Catherine

Keller, Beacon Press, MA, 1986.

6) 정진홍, 하늘과 순수와 상상, 1997, 서울; 강, p. 93.

7) 김인회, 한국인의 가치관 : 무속과 교육철학, 중판, 1997, 서울;문음사,

p. 181.

8) 김재은, 한국인의 의식과 행동양식, 한국문화연구원 한국문화총서, 1998,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p. 45.

9) 최봉영,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Ⅰ): 일반이론의 구성, 1996, 서울;느티나무

, p. 197.

10) 김인회, p. 163.

11) 김인회, p. 163 ; 김영애, 한국여성의 한에 관한 연구(Ⅱ), 기독교 사상,

1993년 1월호, p. 206.

12) 김재은, p. 80.

13) 최봉영, p. 96.

14) 김열규, 원한, 그 짙은 안개, 범문출판사, 1980, p. 193-200.

15) Raphael J. Becvar, Allyn and Bacon, p. 12.

16) An Introduction to Marital and Family Therapy, Michele Burchard Thomas,

MacMillan Publishing Co., N.Y., 1992, p. 315-327.

17) Family Therapy Theory and Practice edited by Philip J. Guerin. Jr.,

Bowen의 article 'Theory in the Practice of Psychotherapy', p. 65-89, 1976,

Gardner Press, N.Y.

18) Generation to Generation, Edwin H. Friedman, The Guilford Press, N.Y.

1985.